북·일에는 제안 없고 선진국 도약 강조
홍범도 장군 유해 78년 만의 봉환 의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백신허브 국가, 반도체·배터리 글로벌 선도기지, 탄소중립 책임을 강조하며 품격 있는 선진국 도약의 비전을 제시했다. 북한과 일본에 대한 메시지는 적어 광복절 경축사답지 않았다. 대북·대일 관계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광복절에 가장 의미 있는 일은 홍범도(1868~1943) 장군 유해 봉환이라고 꼽을 만하다.
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통일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남북이 공존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통해 동북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는 한반도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때마다 거론했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남북·북미 간 대화에 딱히 진전이 없고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 2주 만에 다시 끊긴 상황에서 희망 어린 기대나 제안을 밝히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양국은 분업과 협력으로 경제성장을 함께 이뤘다”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복수 대신 포용을 선택했다” 등 그 어느 때보다 유화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그러나 대화의 실마리가 될 만한 구체적인 제안은 역시 없었다. 게다가 김원웅 광복회장은 전혀 다른 인식을 노출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념사에서도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정권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하고 입법·사법·행정부의 친일 세력 청산을 국가 과제라고 지적해 논란을 야기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승리의 주역인 홍범도 독립군 장군의 유해가 7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것은 의미가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카자흐스탄에서 수습된 홍 장군 유해를 직접 맞았다. 그는 경축사에서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은 국가와 후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언이 되지 않도록 고국에 돌아온 144분의 애국지사 외에 아직도 해외에 남아있는 독립유공자 유해를 발굴하고 봉환하는 일을 계속하기 바란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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