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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근혜냐"… 코너 몰린 이준석, '우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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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도취됐다. 오만하고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대선의 주연은 후보다. 조연인 당대표는 후보들이 빛나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다."(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12,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쏟아진 비판이다.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한 심판자'라는 본분을 잊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려 한다는 게 이 대표가 공격받는 지점이다.
이 대표는 홀로 코너에 몰렸다. 당 지도부도, 대선주자들도, 당내 의원들도 이 대표를 엄호하지 않는다. '세대교체 주역'으로 화려하게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리더십이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위기는 그가 꾸린 경선준비위(경준위)가 11일 정책토론회 등 경선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한 데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흥행 처방'이라고 했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선주자들은 물론이고 당 최고위원들도 "경준위의 월권"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13일 살짝 물러섰다. 페이스북에 "토론회 일정 일부 변경이 가능한지를 경준위에 요청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김기현 원내대표와 논의했다"며 "토론회를 정책발표회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당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토론회 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확언은 하지 않았다.
이번엔 경준위가 반기를 들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옆에서 쑤신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1차 토론회(18일)를 닷새 앞두고 결정을 뒤집으면 경준위 체면이 구겨진다고 보는 것이다.
경준위는 18일 토론회를 강행하기로 하고, 각 대선주자의 대리인들을 불러 토론회 발언 순서 등을 정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과 원 전 제주지사는 응하지 않아 '반쪽 토론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파열음을 키운 책임은 이 대표에게 있다. 대선후보 경선 룰은 당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가 결정하게 돼 있다. 이 대표가 특별위원회인 경준위를 설치해 '이준석표 경선'을 밀어붙이려 했고, 결국 대형 사고가 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6월 당대표 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이 대표가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실상 포위됐다. 당내 재선 의원 16명은 "당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준위는 임시기구인 만큼, 선거 관리는 곧 출범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일임해야 한다"고 공개 성명을 냈다. 이 대표가 전면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원희룡 전 지사는 이 대표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빗대면서 "당이 무엇 때문에 망했는지 모르느냐. (이 대표가) 당내 자유로운 소통을 차단하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무너뜨렸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전 의원은 "토론회가 몇 번이 열리든 다 참석할 생각"이라고 했지만, 이 대표를 적극 엄호하진 않았다.
'갈등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 특유의 '전투력'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내부를 향하면서 갈등 전선이 복잡해지고, 내부의 적도 많아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페이스북 등에 쏟아내는 메시지는 당내 대선주자와 의원들을 비판하고 망신주는 게 대부분"이라며 "집안 싸움을 당대표가 매일 생중계하는 셈인데, 믿음이 어떻게 생기느냐"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외로운 처지다. 호위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 신뢰를 별로 쌓지 못한 결과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독불장군이 되면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외면하고, 정권교체도 어렵다"며 "당대표라는 자리의 무게를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성숙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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