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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줄이는 슬기로운 인터넷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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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북적이는 출근길과 여행이 사라진 요즘.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인터넷이다. 온라인 화상회의는 재택근무의 필수요소가 됐다. 극장엔 못 가도 동영상 실시간재생(스트리밍) 서비스로 최신 영화를 감상하며 무료함을 달랜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오랜 감염병 유행을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
그러나 이렇게 편리한 인터넷도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올해 1월 미국 메릴랜드대ㆍ퍼듀대ㆍ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 1GB당 탄소 28~63gCO₂e가 배출된다. CO₂e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 등 여러 온실가스를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한 '탄소환산량'을 뜻한다. 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ㆍ가공하는 인터넷의 ‘뇌’ 데이터센터 가동에 어마어마한 전력이 드는 탓이다. 특히 데이터 저장보다는 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이 더 크다.
드라마를 감상하고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도 탄소배출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다행히 간단한 실천으로도 큰 변화가 가능하다.
넷플릭스로 1시간짜리 드라마를 보면 약 441gCO₂e의 탄소가 배출된다. 울트라HD 또는 4K 고화질 영상을 봤을 때 기준이다. 만약 하루에 4시간씩 이렇게 영상을 본다면 한 달이면 탄소 약 53㎏CO₂e가 배출될 것이다. 이는 휘발유차를 타고 서울에서 대구(237㎞)까지 가는 동안 배출되는 탄소와 맞먹는다.
하지만 같은 영상을 일반화질로 본다면 한 달간 배출되는 탄소량은 2.5㎏CO₂e로 줄어든다. 화질을 조금 낮추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으로 탄소배출량이 감소되는 것이다.
이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특히 유튜브 영상을 1시간 볼 때 배출되는 탄소량은 최대 1,005gCO₂e으로 넷플릭스의 두 배가 넘는다고 한다. 시각적 효과가 많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고화질 스트리밍으로 볼 때 얘기다. 영상미도 좋지만, 가끔은 화질보다 지구를 선택해보자.
화상회의 역시 코로나19 유행 이후 사용이 증가한 대표적 스트리밍이다. 각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동시 생중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상회의 1시간에 평균 157gCO₂e의 탄소가 발생한다. 회의 참석인원과 상관없이 여러 화상회의 서비스의 평균을 낸 수치다. 하루 평균 3시간의 회의를 하는 직장인의 경우 한 달이면 탄소 9.4㎏CO₂e를 배출하는 셈. 차를 타고 서울에서 수원(약 40㎞)까지 갈 때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소나무 8.2그루가 있어야 흡수되는 양이다.
단지 영상을 끄고 음성으로만 회의하는 변화로 한 달 배출량이 377gCO₂e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는 3년간 매일 밤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발생하는 것만큼의 탄소를 줄인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이미지를 전송하거나 영상을 보는 것에 비하면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비교적 적은 전력이 소모된다. 그러나 음악 스트리밍 역시 탄소배출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2019년 영국 글래스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으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량은 점점 늘어 한해 2억~3억5,000만㎏CO₂e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가 아닌, 미국 사용자만 따진 것이다.
연구진은 음악 한 곡을 27번 이하로 들을 거라면 스트리밍을 써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즉, 27번 이상 들을 거라면 CD를 사거나 다운로드를 받는 게 친환경적이라는 얘기다. 최애 아이돌의 음악을 자주 즐기고 싶다면, 스트리밍보다는 직접 음반을 사모으는 재미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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