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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조카 물고문 숨지게 한 이모 징역 30년 선고

입력
2021.08.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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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 적용… 이모부는 징역 12년
키우는 개 대변을 강제로? 핥게 하기도

돌보던 초등학생 조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부부가 2월 17일 오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뉴스1

돌보던 초등학생 조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부부가 2월 17일 오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뉴스1

귀신이 들렸다며 10세 조카에게 물고문을 하고 수차례 폭행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아동학대 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 조휴옥)는 1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이모 A(34)씨에게 징역 30년을, 국악인 이모부 B(33)씨에게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10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B씨에게 징역 40년과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A씨 부부는 지난 2월 8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조카 C(10)양을 3시간에 걸쳐 폭행하고, 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며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C양이 숨지기 전까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는 이유로 파리채와 나무막대기 등으로 조카를 폭행하는 등 14차례에 걸쳐 학대했다. 특히 자신들이 키우는 개의 대변을 강제로 핥게 하기도 했다.

A씨 부부는 친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조카를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욕실에서 폭행하고, 욕조 물에 머리를 넣었다가 빼는 행위를 수회 반복했다”며 “이는 객관적으로 볼 때 살인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살인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친모 부탁으로 이모와 이모부인 피고인들과 생활하게 된 피해자로서는 피고인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피고인들은 이런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고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익사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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