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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美의 '백신접종 속도전'... 의무화 도입 늘고, 부스터샷도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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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연방기관과 지방정부가 속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도입하고 있는 데다,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실시도 임박했다. 선진국의 ‘백신 독점’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무섭게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 감염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12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일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건수는 두 달 만에 처음으로 50만 회를 넘어섰다. 12세 이상 백신 접종 대상자 가운데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은 1억9,650만 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59%로 집계됐다. 1ㆍ2차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도 인구의 1억6,740만 명에 달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은 “9월 개학을 앞두고 백신을 맞은 12~17세 청소년이 늘어나고, 접종률이 낮았던 지역에서도 해당 비율이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가속화에 사활을 걸고 나선 건 연방정부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연방공무원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증명하지 못할 땐 마스크 착용 및 정기 검사를 받으라”며 사실상 ‘백신 의무화’에 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날도 그는 방역 강화에 소극적인 주(州)정부를 겨냥해 “많은 자들이 공공안전 조치를 정치적 분쟁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정치가 아닌, 아이들 안전을 지키는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해당 지역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걸 감안하면 우회적으로 ‘백신도 맞으라’고 압박한 셈이다.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연방기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6일 보훈부에 이어 보건복지부도 이날 2,500명 직원에 대해 백신 접종을 강제하고 나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을 안 맞을 거라면 주 1, 2회 정기검사를 받으라’고 선택권을 준 것과 달리, 복지부는 이마저도 허용하지 않았다. 국방부도 미군 전체의 백신 의무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정부도 가세하는 모습이다. 앞서 주정부 공무원의 백신 의무 접종을 결정한 캘리포니아주는 11일 초중고 교사 및 교직원도 접종 의무 대상에 추가했다. 주정부가 교직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건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도 뉴욕에 이어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실내 시설 이용 시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20일부터 의무화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또, 미국 최대 교원노조인 전미교육협회(NEA)도 종전의 ‘자율 결정’ 입장을 바꿔 이날 “아이들 보호를 위해 교사들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백신 의무화 지지 성명을 냈다.
연방대법원도 사실상 백신 의무화에 힘을 실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이날 인디애나대 학생 8명이 학교의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발하며 낸 긴급 명령 요청을 기각했다. 해당 학생들은 지난 5월 학교 측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자 “대학 입학을 대가로 신체의 자율성과 치료 선택권을 포기하도록 강요한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1905년 천연두 확산 대응을 위해 주정부가 백신 접종 의무를 요구한 것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면역력이 취약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정한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CDC는 13일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백신 3차 접종 권고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 소장도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면역력이 약한 사람을 제외하곤 당장 부스터샷 필요성이 없다고 느낀다”면서도 “그러나 어느 시점엔 모든 사람이 부스터샷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론 3차 접종도 필수적이라는 걸 인정한 발언이다. 이날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12만5,894명으로, 올해 2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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