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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한 타령? 정치인의 도리 아냐" 방역 전문가 이재갑의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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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슨 정신을 갖고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할 일도 많아 죽겠는데, 그런 논란을 다시 만드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철 지난 얘기로 논란을 부추기는 것 자체가 방역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일갈이다.
전날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지칭하며, 지난해 코로나19 초기 중국발(發) 입국을 통제하지 못해 코로나 상황이 나빠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교수의 쓴소리는 이 같은 정치권의 의견을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말 때 지난 이야기"라고 일축한 이 교수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지 않는 국가가 하나도 없지 않느냐. 그렇게 국경을 꽉 틀어막았던 베트남도, 자국민도 못 들어오게 했던 호주에서도 각각 9,000명씩, 600명씩 하루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와중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당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문재인 탄핵 8·15 국민 1인 걷기대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
이 교수는 "델타변이의 전파력 때문에 전 국민이 힘을 합쳐도 너무 버거운 상황에서, 국민들한테 위해를 가하는 상황을 더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00명대를 돌파하며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교수가 최근 가장 우려하는 건, 위중증 환자의 연령대가 50대로 낮아지고 있다는 거다. 70대 이상 고령층이 위중증 환자였던 3차 유행 때와 달리 지금은 50대가 중증환자의 40% 가까이 입원해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고령층의 경우 환자분들의 고통을 고려해 환자도, 보호자도 적극적 치료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40대·50대 중증환자들은 끝까지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의료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야 해서 의료계가 느끼는 중환자 부담이 훨씬 더 커졌다"고 전했다.
중증환자 연령이 낮아져 의료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환자실 등 의료자원 고갈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야간통행 금지 등 현재보다 더 강화된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두 가지 선택지를 예시로 들었다.
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며 확진자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이 경우 두 달 이상 버텨야 한다는 추산이다. ② 더 강력한 거리두기에 나서 확진자 수 줄이기에 돌입하는 방법.
이 교수는 "두 가지 선택지 모두 경제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라며 "지금 거리두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보완점은 경제적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버틸 수 있도록 얼마나 보상을 할 거냐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한편에선 현재의 방역체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확진자 숫자를 일일 중계하는 대신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대비를 하자는 것.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지금의 비상의료체계를 통상적인 의료시스템으로 만들어가는 준비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장기적 차원에서 4차 유행 이후의 상황을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예방적 차원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역 체계 전환은 지금처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선 시도하기 어렵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게 우선이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치명률이 감소했을 때 이후의 상황도 준비해야 한다.
이 교수는 "코로나 환자라도 지금처럼 생활치료센터나 입원이 아닌 재택 치료를 강화하거나, 코로나 전담 병원이 아니라 일반 병원에서도 코로나 환자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자는 얘기"라며 "의료계도 준비하는 데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고, 확진자가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얻어야 하기에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미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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