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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낙 대전' 손익계산서, 이재명이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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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대표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안 표결 때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분명한 입장이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 대선캠프의 김영진 상황실장은 지난달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점을 걸어 ‘민주당 적통론’을 깎아 내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은 전면전을 시작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백제(호남) 집권 불가' 발언, 음주운전 전과, 조폭 연루설을 줄줄이 제기하며 반격했다. 양측은 8일 네거티브 ‘휴전’에 합의했다.
20일간 이어진 ‘명·낙대전’의 정치적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12일 “이 지사의 득이 더 크다”고 했다. ‘김빠진 사이다’ 평가를 받으며 크게 흔들렸던 이 지사는 네거티브 국면을 거치며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지지율 50%’를 회복했다.
이 전 대표는 별로 얻은 게 없다. 그의 강점인 풍부한 국정·정치 경험과 안정감이 ‘진흙탕’ 네거티브 공방을 거치며 다소 희석됐다. 얼마 전까지 상승세였던 지지율도 주춤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이달 9, 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이 지사 지지율은 52.6%, 이 전 대표는 33.5%였다. 이 지사는 대선후보 예비경선(컷오프) 직전인 6월 21, 22일 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과반 지지(52.7%·이 전 대표는 21.8%)를 확보했으나, 기세를 다소 놓쳤다. 지난달 26, 27일 조사에선 이 지사 지지율이 48.3%, 이 전 대표가 34.4%로 격차가 좁혀졌다. 이후 네거티브 공방을 거치며 이 지사가 과반을 회복한 것이다.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회사 4곳이 공동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이달 2~4일 실시된 조사에서 이 지사의 당내 지지율은 53%였다. 이 지사가 50%대 지지율을 찍은 건 6월 28~30일 조사(50%) 이후 5주 만이다. 다만 9~11일 조사에서 이 지사의 당내 지지율은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48%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 지지율은 일주일 사이에 6%포인트 오른 29%였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이 전 대표가 네거티브 전면에 나선 게 독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대선 레이스 초반 이 지사가 '바지 벗을까요' 발언과 기본소득 말 바꾸기 논란 등을 빚은 사이 이 전 대표는 다양한 국정 경험과 상대적 안정감을 토대로 친문재인(친문) 지지층과 여성 표심을 확보했다. 그런데 전면전이 시작되며 이 전 대표의 강점이 가려졌다. ‘네거티브 아나토미’ 저자인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 전 대표에게 네거티브 옷을 입힌 게 패착이었다”고 했다.
이 지사의 공세가 유효했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30~40대 친문 당원 사이에서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건 맞지 않느냐’는 인식이 퍼지며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8일 전격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것도 이 전 대표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혀 더 이상 공세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향후 개혁성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지지율 역전을 노릴 계획이다. 현재 10% 중반대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개혁 성향의 핵심 지지층인 3040세대 표심을 얻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품격 있고 안정감 있는 후보자이지만, 개혁을 잘해낼 후보인가에 대해선 당원 사이에서 의구심이 있다”며 “개혁성을 부각하면 이달 중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도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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