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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직폭행' 정진웅 유죄…갈라진 검찰 추슬러야

입력
2021.08.13 04:30
27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차량에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징역형에 대해선 1년 동안 집행을 유예했다. 연합뉴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차량에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징역형에 대해선 1년 동안 집행을 유예했다. 연합뉴스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검사 육탄전 논란을 불렀던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검사가 압수수색 권한을 남용해 난투극을 벌인 데 대한 당연한 처분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정 차장검사가 채널A 기자들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가담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것으로 봤다. 휴대전화 유심칩 압수에 저항하는 한 검사장의 증거인멸 시도를 막으려다 중심을 잃고 뒤엉킨 것이라는 피고인의 반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 집행과정에서도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자체가 애초 무리였다. 대검 수사심의위는 검언유착 사건에서 채널A 기자들에게는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지만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장이던 정 차장검사는 수사팀을 이끌고 무리하게 압수수색에 나섰다가 초유의 검사 육탄전이라는 불상사를 일으키고 말았다. 법원이 최근 채널A 기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검언유착 사건의 실체를 부정했는데도 검찰은 여전히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미루고 있다.

검찰 사상 초유의 검사 육탄전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충돌 과정에서 벌어진 불상사다. 당시 법조계 주변에서는 추미애 장관이 검언유착 사건을 고리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측근들을 찍어내려 한다는 관측이 파다했다. 그 과정에서 정 차장검사는 장관의 의중을 좇아 검찰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 장관과 총장 싸움판에 검사들도 둘로 쪼개졌던 검찰의 불행한 과거가 아닐 수 없다.

검언유착 및 검사 육탄전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계기로 검찰은 내홍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돌아보며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오수 총장에게는 내분의 상처를 치유하고 검찰 조직을 통합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한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불기소로 마무리하는 게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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