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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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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당대표 탄핵 공방에 이르렀다. 신지호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이 11일 저녁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일은 탄핵도 되지 않나”라며 사실상 이 대표가 규정에 없는 예비후보 토론회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12일 오전 이 대표는 “(캠프의 당 일정) 보이콧 종용과 패싱, 공격의 목적”이 당대표 흔들기라며 발끈했다. 신 부실장은 “이 대표를 언급한 발언이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 당대표 탄핵 주장이 드물지 않았던 곳은 사실 더불어민주당이다. 문자폭탄을 돌리는 강성 지지층이 존재하는 탓이다. 지난달 23일 여야가 국회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기기로 합의한 후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물론 윤호중 원내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까지 탄핵하자는 당원들 주장이 빗발쳤다. 송 대표는 7월 관훈토론회에서 ‘대깨문’ 발언을 했을 때도, 취임 한 달 만인 6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을 때도 어김없이 탄핵 요구에 시달렸다. 한편으론 중도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 탄핵 요구는 물론 실행 아닌 항의의 표명인데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예사롭지 않다. 신 부실장의 탄핵 발언이 있기 며칠 전부터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 탄핵·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수천 개나 올라왔다. 대체로 윤 전 총장과의 갈등이 대선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다. 특히 8일 이 대표가 “지금 대선을 치르면 5%포인트 차이로 진다”고 한 발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되고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고 말한 3월 언론 인터뷰가 뒤늦게 알려져 기름을 부었다.
□ 이 대표가 나서서 윤석열 캠프의 탄핵 언급을 문제 삼은 것은 이런 지지층 반발까지 잠재우려는 것일까, 그저 일일이 반박하고 이기지 않으면 못 견디는 자기 정치의 본능 탓일까. 상식적으로 윤석열 캠프가 당 일정을 보이콧하자고 종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거나 당대표를 흔든다며 유력 주자를 공격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될 리 없다. 지금 국민의힘에 물밑 조율은 사라지고 SNS 정치는 넘쳐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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