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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030세대야"... 野 대선주자들 '청년 표심' 잡기 분주

입력
2021.08.12 09:00
10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부캐릭터 '원희봉 기자' 영상을 올렸다. 원 전 지사 유튜브 캡처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부캐릭터 '원희봉 기자' 영상을 올렸다. 원 전 지사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2030세대 표심을 붙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당내 경선 흥행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맞붙는 대선 승리를 위해 2030세대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지금 선거를 하면 (민주당에) 5%포인트 정도 진다"며 2030세대 표심을 강조한 이유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승 배경인 청년 표심에 경고등이 켜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달 3~5일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에 비해 20대 이하에서 8%포인트, 30대에서 10%포인트 각각 뒤처졌다.

코로나 시대 청년과 '소통의 질' 높여라

당내 대선주자 캠프들은 2030세대와 '소통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청년세대와 접촉 빈도가 줄어든 만큼 보다 세세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도에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는 청년본부격인 'MZ 미래센터(가칭)'를 띄우고 청년들이 전략회의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제원 총괄실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내거나 캠프 메시지 등이 2030세대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파악하는 '레드팀' 역할을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는 후보와 직접 토론을 진행하는 '청년 멘토단'을 꾸리고 있다. 최 전 원장을 만나 청년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미흡한 답변을 지적하는 '면접관' 역할을 수행한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청년세대가 지지할만한 후보인지를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남자(20대 남자)'와 '이여자(20대 여자)', 취업준비생, 워킹맘을 차례로 만난다. 20대와 30대를 세분화해 보다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다.

부캐·반려동물 등 트렌드 활용

색다른 시도로 청년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주자들도 있다. 원 전 지사 캠프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후보자의 '부캐릭터(부캐)'를 만들었다. '원희봉 기자'라는 부캐를 활용해 이준석 대표에게 "어느 후보를 지지하냐"고 묻고, 아이돌 부캐인 '희드래곤'은 노래로 원 전 지사의 '반반주택' 공약을 설명하는 식이다. 12일에는 부동산 정책을 소개하는 웹드라마를 공개한다. 원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의 지지율이 오르는 등 성과가 뚜렷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려동물들과 함께 누워있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윤 전 총장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려동물들과 함께 누워있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윤 전 총장 인스타그램 캡처

윤 전 총장은 20대가 많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한다. 윤 전 총장 자신의 공식 계정 외에 반려동물 계정을 따로 만들어 사진과 영상을 매일 올리고 있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해 최근 논란이 된 '쩍벌'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전략이다.

결국 '청년 정책' 경쟁으로 판가름

정책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청년세대의 눈길을 끌 수 있지만 승부는 정책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는 '민간부문 육아휴직 3년' 등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고 디지털 혁신 인재양성론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원 전 지사 캠프는 청년 인턴 채용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청년고용보장제와 정부와 공공기관 채용 시 창업 실패 경험에 가산점을 주는 '실패 스펙' 공약을 내놓는다. 최 전 원장 캠프는 연금 개혁, 노동 개혁 방안을 다듬어 미래세대를 위한 이슈에서 선명성 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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