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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기획한 김영철 재등판... 北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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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 뒤엔 늘 그가 있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한 사건을 주도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다.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한 지 1년여 만에 그가 입을 열었다. 대남 강경파를 등판시켜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부장은 11일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사전훈련에 돌입한 한미를 향해 군사 도발을 예고하며 엄포를 놓았다. 그의 담화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전날 담화를 구체화한 동시에 북측 메시지를 보다 선명히 밝히고 있다. 한미훈련에 대해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한 김 부부장의 경고를 "남조선(남한)과 미국이 대결을 선택했다"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이 밝힌 "강한 유감"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적대행위의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부부장 담화에 이은 당국자의 '지지 담화'는 북한의 통상적인 압박 전략이다. 대남·대미관계를 총괄하는 김 부부장이 특정 사안에 대해 입을 열면, 당국자들이 뒤를 이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식이다.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전후 김 부부장이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밝힌 뒤 장금철 당시 통일전선부장이 "(남한과) 주고받을 말 자체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군 출신이자 당시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었던 김 부장까지 "남조선 군부에 주의를 환기한다"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북한은 한미훈련 실시에 반발해 통신연락선을 단절한 지 하루 만에 김 부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날 김 부부장의 담화가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날 김 부장의 담화는 남측을 타깃으로 삼았다. 도발을 시사하면서 남측을 압박하기에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대남공작 파트인 정찰총국장이었던 김 부장은 대남 도발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의 말 한마디가 불러올 반응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
대남정책을 맡고 있는 김 부장의 등판으로 당분간 북한의 도발이 대남 영역에 국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남 도발에 보다 무게를 두되,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낭한 자극은 피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북미대화의 여지를 남겨놓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는 지난 3월 쏜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급 이상의 발사체로 한반도 타격 능력을 과시하거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와 금강산 관광국 등 대남부서 폐쇄, 9ㆍ19 남북군사합의 무력화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을 파괴해 지난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극적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영철의 등장으로 남북관계가 대결구도로 기울어졌다"며 "북한이 다음 단계로 군사적 영역을 포괄한 강도 높은 행동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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