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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박범계 3년 전엔..."여러분, 이재용 판결은 가짜입니다"

입력
2021.08.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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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집행유예에 "이재용 석방하려 짜맞춘 판결"
박범계의 법무부, 4월 가석방 심사 기준 완화 결정?
"이재용 석방하려 짜맞춘 특혜" 비판 나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결정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결정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 주체가 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내던 3년 전 이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린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박 장관은 SNS를 통해 "취향 판결, 이건 가짜"라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2018년 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받은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4년 판결을 받자,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발언하면서 "국민 여러분, 이것은 가짜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시 "1심은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는데 항소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며 "같은 사건을 두고 1심과 2심 재판부가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은 (2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을 석방시키기 위해 짜맞춘 법리 구상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판사 취향에 따른 법원의 널뛰기 판결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진정한 법원 개혁을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박범계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018년 2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글. 트위터 캡처

박범계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018년 2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글. 트위터 캡처

박 장관이 비판한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은 2019년 8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고, 올해 1월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이 부회장은 3년 만에 재수감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이 되는 실무상의 형 집행률 기준을 기존의 80%에서 60%로 낮췄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된 원인을 교정시설 과밀로 보고 가석방 심사 기준을 완화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이 부회장이 이 조치를 계기로 8월부터 가석방 심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이 부회장을 위해 '짜맞춘 특혜'가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장관은 9일 가석방 심사 결과를 밝히면서 이 부회장이 명단에 포함된 것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10일 "이재용씨만을 위한 가석방이 아니다"라며 "가석방 정책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9일 법무부의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결정을 비판하는 페이스북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9일 법무부의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결정을 비판하는 페이스북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2018년 당시 민주당 당 대표를 맡아 박 장관과 나란히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여전히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 박 장관과 대조를 이뤘다.

추 전 장관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깃털 같이 가벼운 2년 6개월도 무겁다고 법무부가 조기 석방의 시혜를 베풀었다"며 "곱배기 사법 특혜를 준 셈이다. 법무부가 솜털같이 같이 가볍게 공정을 날려버린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3년 전 이 부회장의 2심 집행유예 판결에도 "사법부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판결로 기록될 것"이라며 쏘아붙였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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