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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전설이다' 때문에 백신 접종 거부? 제작자도 "실제 아냐" 경악

입력
2021.08.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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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윌 스미스 주연 "나는 전설이다" 관심 쏠려
음모론자들 "영화에서 시간 두고 부작용 발생해"
제작자 아키바 골즈먼 "그건 영화일 뿐" 반박
미국 정부·기업은 백신 접종 의무화 검토

영어권 인터넷에서 음모론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는 '나는 전설이다'를 이용해 백신 접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밈(meme).

영어권 인터넷에서 음모론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는 '나는 전설이다'를 이용해 백신 접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밈(meme).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근거 중의 하나는 2007년에 제작된 좀비 영화다.

10일 영국 BBC방송은 좀비 아포칼립스(인류 멸망급 재앙)를 소재로 한 2007년 영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가 백신 거부자들의 바이블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 뉴욕 브롱크스의 한 안경점 주인이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도록 설득하는 데 겪은 어려움을 전하면서, 한 직원이 '나는 전설이다'를 보고 영화에서 백신으로 인해 사람들이 좀비처럼 변했다고 생각해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 이 보도를 접한 영화 '나는 전설이다' 제작자 아키바 골즈먼도 "세상에, 그거 영화잖아. 내가 만들었어. 실제가 아니라고"라고 적으며 경악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제작한 아키바 골즈먼이 영화가 백신 반대 음모론에 동원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악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제작한 아키바 골즈먼이 영화가 백신 반대 음모론에 동원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악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윌 스미스가 주연해 유명한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기존에 있는 바이러스를 암 치료 목적으로 개조해 투여했다가, 치료제가 변이를 일으켜 좀비와 비슷한 인류가 등장해 사실상 문명이 멸망했다는 설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밈(온라인 유행)은 주로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나 음모론자인 큐어넌(QAnon) 포럼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모이는 게시판을 보면, "백신이 당장은 부작용이 없어 보이지만, 영화에서도 백신이 사람들을 변이자로 바꾸는데 수년이 걸리지 않았나. 두고 보자"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백신 반대 음모론이 번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연방 공무원과 군인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검토 중이다. 기업 가운데서도 백신을 맞지 않으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접종을 강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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