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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제왕 뽑냐"... 이준석식 '서바이벌 대선 경선'에 불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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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소란스럽다.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들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다.
이 대표는 대선주자들을 모아 정책토론회와 봉사활동 등을 하고 싶어하지만, 반발이 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의 '흥행'을 강조한다. 11월에 실시되는 경선을 앞두고 미리 잔치를 벌여야 대선 본선도 가뿐해진다는 논리다. 대선 경험이 많은 당내 인사들은 "경선이 서바이벌 예능도 아닌데, 흥행보단 대선주자 보호가 먼저"라고 반대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국민의힘 대선경선준비위원회는 10일 경선 스케줄을 확정했다. 9월 15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00% 여론조사로 후보 8명을 압축하고, 10월 8일 2차 컷오프에서 당원 투표 30%와 여론조사 70%로 4명을 다시 추린다. 최종 대선후보는 11월 5일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로 선출한다.
문제는 '게임의 룰'이다. 경선 예비후보들은 압박 면접, 청문 토론회, 방송사 토론회, 청년 컬래버 토론회, 팀 배틀 토론회, 비전 토론회, 1 대 1 맞수 토론회 등에 쉼 없이 참가해야 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려면 약 20여 회의 토론을 해야 한다.
참가해야 할 프로그램도 많다. 1차 컷오프 전에 농촌 봉사활동, 비전스토리텔링 프레젠테이션, 올데이 라이브 방송, 공개 면접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준위 기획의 초점은 흥행에 맞춰져 있다. 검증에 재검증까지 거쳐 '능력 중심'으로 후보를 선발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겠다는 것. 이 대표 체제 출범 후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따르는 셈이다.
이 대표도 연일 흥행을 강조한다. 그는 10일 "내년 대선은 구도만 놓고 보면 우리가 5% 지는 선거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인기보다 나은 인물이 나오지 않으면 확 뒤집기 쉽지 않다"며 자신의 '흥행 처방'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당내 반응은 떨떠름하다. 당 관계자는 "대선주자들이 지역을 다니며 국민들과 스킨십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너나 없이 토론 공부하고, 영상 찍느라 책상에만 앉아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남 지역 재선 의원은 "대통령 자질을 가리는 게 경선이지, 말 잘하는 사람을 뽑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아니다"고 했다.
대선주자들의 표정도 밝지 않다. '정치 신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은 현장 경험이 없어 '무대'에 일찍 올라갈수록 리스크가 커진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워낙 강경하다 보니 '대선주자들을 흔들어 '조커'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띄우려는 속셈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는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이기는 본선을 만드는 게 경선의 목적인데, 당내 대선주자를 흠집 내는 경선을 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표 경선'에 대한 불만은 경준위로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경선을 관리하고 진행하는 건 당내 선거관리위의 몫이다. 경준위는 물밑에서 각 주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사사건건 월권을 한다는 시비가 일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경준위에 힘을 너무 실어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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