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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배들 고개 숙여...일구회 “우리들이 제 역할 못 해”

입력
2021.08.11 11:28
수정
2021.08.11 17:27
21면

일구회 사과문 발표
“학교 돌며 방과후 수업 돕겠다”

NC 선수들이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창원=뉴스1

NC 선수들이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창원=뉴스1

프로야구 OB모임인 ‘일구회’가 최근 잇따른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행위에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일구회는 11일 “코로나19 상황 속 잇따른 추문과 도쿄올림픽에서의 아쉬운 성적 등으로 팬들의 질타와 비난을 받고 있다”며 “은퇴 선수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KBO리그는 야구 대표팀의 도쿄 올림픽 참사 이후 10일부터 후반기를 재개했지만, 키움 송우현의 음주운전 혐의 적발, KIA 애런 브룩스의 대마초 성분 전자담배 반입, 두산 선수 도핑 의혹 등 잇따라 물의를 빚으며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또 전반기 막판에 불거진 NC, 키움, 한화 선수들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한 팬들의 실망도 계속되고 있다.

일구회는 “사건, 사고를 일으킨 선수들의 잘못에 대해 질타와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야구 선배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그로부터 자유롭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는 것 역시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야구가 거액의 연봉이나 천만 관중과 같은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공헌 등 질적 성장은 더뎠다. 사회와 팬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한국 야구에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구회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협의해 은퇴 선수들이 여러 학교를 돌며 방과 후 수업 등으로 힘을 보태겠다. KBO, 구단과 연계해 신인급 선수를 대상으로 한 교육 강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윤동균 일구회 회장은 “지금까지의 잘못에 반성하며 팬의 사랑에 응답하는 한국야구가 되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 그런 노력을 통해 팬의 성원과 관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야구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지 못한 점에 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키움은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외야수 송우현(25)을 이날 전격 방출했다. 키움은 “지난달 소속 선수 2명이 방역수칙 위반으로 팬들께 실망을 안겨 드린 데 이어 다시 소속 선수가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KBO리그 레전드 투수 송진우 차남인 송우현은 긴 무명 생활을 극복하고 이번 시즌 1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 했지만, 이번 음주운전 사건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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