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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배신적 처사" 발끈... 남북 간 '한미훈련 유예' 논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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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0일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에 돌입한 남측을 향해 "배신적 처사"라고 쏘아붙였다. 액면상 남북 간 모종의 약속을 남측이 저버렸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 북한은 이날 오후 남북 합의하에 복원한 군 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 통화에 불응했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 한미훈련 유예를 전제로 한 '조건부 합의'가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 부부장은 이날 1,200자 분량의 담화 대부분을 한미훈련이 침략적 성격을 지녔고, 한미의 훈련 강행에 따라 자신들이 선제 타격 능력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정당화하는 데 할애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 말미에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한미훈련 시즌마다 반복돼온 북한의 비난 담화 자체는 새롭지 않다. 다만 이번에 유독 '배신'이라고 규정한 것은 한미훈련을 둘러싼 양측 간 모종의 공감대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은 수차례의 친서 교환을 거쳐 13개월 만에 통신선 복원에 전격 합의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한미훈련 연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훈련을 중단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남북관계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는 북한의 의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당시 통신선 복원은 1차 합의일 뿐, 남북 화상회담 등 한미훈련 유예를 전제로 한 또 다른 조건부 합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는 북측에 남북 간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신선 복원을 위한) 남북 간 협의에서 한미훈련 문제가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남측이 한미훈련 중단 요구에 호응하지 않았음을 밝혀두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미훈련 실시를 둘러싼 청와대의 모호한 태도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4일 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한미훈련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훈련 개시를 6일 앞둔 시점에서도 신중함을 당부할 만큼 남북 간 한미훈련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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