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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김어준 향한 도발... "민주당 대선 경선에 개입 말라" 왜

입력
2021.08.11 08:00
수정
2021.08.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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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나선 박용진의 김어준 비판?
박용진 "김어준에게 할 말은 해야"…차별화 시도
김어준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외 세분 기회 없다"
"이재명, '이재용 가석방' 박근혜의 논리로 말 바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10일 강원도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특혜성 가석방에 대해 매우 유감이고 매우 슬픈 일"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10일 강원도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특혜성 가석방에 대해 매우 유감이고 매우 슬픈 일"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최근 친여권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를 잇따라 공개 비판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 폭로나 '유치원 3법' 처리 당시 김씨가 진행하는 방송에 자주 출연하며 공생 관계를 유지한 두 사람이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모습이다.

박 의원은 10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씨가) 민주당 경선에 대해 누구는 기회가 있고 없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김씨를 공개 저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날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김씨가 민주당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당시 "우려는 김씨가 민주당 경선에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씨가 그냥 한 사람의 구경꾼으로, 평론가로 무슨 의견을 내는지는 몰라도 우려는 김어준이 민주당 경선에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고, 경선 과정이나 선거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어준 의견 동조하는 주자들 싸잡아 "소신 있어야"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박 의원이 김씨를 공개 저격하기 시작한 건 군소주자들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밝힌 이후부터다. 김씨는 앞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다스뵈이다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보다 지지율이 안 나오는 세 분은 이번에 기회가 없다"며 "두 사람(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세 분이 최종 결선에 오르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세 분은 박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의원이다.

박 의원은 친여권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김씨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추 전 장관에 대한 지지 독려로 보고 김씨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경선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씨의 발언으로 자칫 지지자의 관심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김씨 의견에 동조만 하는 다른 주자들도 싸잡아 비판했다. 김씨를 발판 삼아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비록 일부 여권 지지자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 있어도 '할 말은 한다'는 소신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요한 건 정치인의 태도"라며 "(김씨가) 영향력이 있다고 해서 맞장구를 쳐주거나 그 영향력 때문에 본인이 할 말을 못하고, 할 일을 안 하고 태도를 변경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신 있는 정치는 용기 있게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가석방, 국민이 민주당을 뭐로 볼까 부끄럽다"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스1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스1

박 의원은 또 법무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승인한 걸 두고 다른 주자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도 (지난 대선 때인) 2017년 이 부회장을 두고 '국정농단 사범에 대한 사면은 불가하다'고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도 같이 약속하자고 압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데 지금 뭐라고 하냐면 '재벌이라고 특혜를 줘도 안 되지만 역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고 한다"며 "이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가석방시켜줄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했던 논리와 똑같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에선 가석방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는데 왜 이렇게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 속이야 어떻게 알겠습니까만, 국민이 보시기에 촛불혁명으로 겨우 다시 세운 법의 정의, 사회 공정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누가 봐도 이건 특혜"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어간다고 스스로 얘기하면서 몇 년 만에 입장이 바뀌면 국민이 우리를 뭐로 볼까 걱정된다"며 "사법부, 정치권, 언론 모두 재벌 총수의 사익을 위해 이런 식으로 침묵하거나 움직이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무릎이 꺾이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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