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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것들이 전두환에 복수" 광주고검 흉기 난동범 영장 신청

입력
2021.08.10 12:15
수정
2021.08.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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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당일 지역 혐오 글 올려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광주=서재훈기자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광주=서재훈기자

광주고등검찰청에서 흉기를 휘둘러 검찰 수사관에 중상을 입힌 40대 남성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9일 광주고검 건물 8층 복도에서 수사관에게 흉기를 휘두른 A(45)씨에게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1m 길이의 일본도를 소지한 채 고검 수사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있다.

8일 오전 경남에서 광주를 찾은 A씨는 청사 1층에서 "판사실이 어디냐"며 흉기를 갑자기 빼들었고, 청사 경호원이 다른 직원에게 지원 요청을 하기 위해 자리를 피하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향했다.

8층에서 내린 A씨는 차장검사실에서 나오던 50대 수사관 B씨와 복도에서 마주치자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옆구리와 가슴 등을 수차례 찔려 중상을 입었지만 다른 수사관의 도움으로 A씨를 제압했다. 이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수사관은 큰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안검색대와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민원인 출입구 대신 검찰청 직원이 이용하는 중앙 현관을 통해 광주고검에 침입했다. 광주고검 관계자는 "사건 관계인은 아니고 갑자기 청사에 침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A씨는 범행 약 3시간 전에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전라도 것들이 복수를 위해서 공부하고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되어 결국 미친 짓을 했네" 등의 공개 게시물을 남겼다. A씨는 이어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 세월호 참사, 문재인 정부 등을 비하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혐오 범죄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동기를 다각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A씨는 현재 범행 동기를 함구한 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투입을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거주지와 휴대폰 등도 압수수색할 예정"이라며 "보강 조사를 거쳐 범행 동기를 파악해 살인미수 혐의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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