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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는 대상 아냐”… 이상 반응에도 혈전증 검사 거부한 질병청

입력
2021.08.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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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접종 12일 만에 사망
제주도 방역당국 세차례나 요청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모더나 백신을 맞은 20대 여성이 혈전증 증상을 보이자 지역 방역당국이 접종 이상 반응인지 확인하기 위해 세차례나 검사를 의뢰했지만 질병관리청이 받아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여성은 긴급 수술 등을 받았지만 결국 숨져 사망원인과 백신접종 인과성을 밝히기도 어려워졌다.

10일 제주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제주에 사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6일 도내 한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접종했고, 같은 달 31일 혈전증 증상으로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에 제주도 방역당국은 접종 이상 반응인지 확인하기 위해 질병청에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세차례나 의뢰했지만 질병청은 검사 대상이 아니라면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일반 혈전증 치료와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 치료는 방법이 크게 달라 질병청에 TTS검사를 세차례나 요청했다”며 “하지만 세차례 요청 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모더나 백신이라는 이유로, 세 번째는 혈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의 논의 결과 검사 대상이 아니라는 질병청의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은 아스트라제네카(AZ)나 얀센 백신 접종 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젊은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혈전증을 모더나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을 토대로 AZ나 얀센 백신 접종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만 TTS 검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청은 앞서 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인 화이자 이상반응 사례에 대해 TTS 검사 검체를 접수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의뢰 기준은 아데노벡터 백신(AZ·얀센) 접종 후 4∼28일 이내에 TTS 의심 증상 발생, 혈소판 수가 15만/㎕ 미만, 혈전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디-다이머(D-dimer) 검사 수치 상승,영상검사 등으로 혈전이 확인된 경우 등이다. A씨는 이같은 요건 중 백신 종류를 제외한 나머지 기준에 모두 부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백신 접종 12일 만에 숨졌다.

A씨의 사망이 백신 접종과 연관 있는지 여부는 질병청이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A씨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인과성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해당 여성이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혈소판감소성혈전증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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