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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의미와 함의

입력
2021.08.10 04:30
수정
2021.08.10 09:20
25면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위원회(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위원회(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탄소중립은 인류 생존을 위한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전략으로 이제 시대적 규범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8월 5일 탄중위는 출범 후 두 달 동안 총괄기획위 4회, 8개 분과위 30회, 전문위 20회 등 총 54차례의 회의를 거쳐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수립해 발표하였다. 탄중위가 발표한 시나리오는 대외 의견 수렴을 위한 ‘초안’으로, 여론과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수정될 수 있다.

탄중위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하면서 특별히 강조한 것이 시나리오의 의미였다. 시나리오는 탄소중립이 실현되었을 때의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 내용을 전망한 것으로, 부문별 세부 정책 방향과 전환 속도 등을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세 시나리오에서는 석탄발전과 LNG발전 유무, 재생에너지 비중, 전기·수소차 비율, 건물 에너지와 축산 관리, 탄소포집이용저장(CCUS) 활용 정도와 흡수원 확보량, 수소 공급 방식 등의 기술적 요소들의 강도와 생활양식 개선 여부를 다르게 고려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가이다. 1, 2안은 기존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발전과 원·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안이다. 3안은 화석연료 발전 중단,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70.8%로 확대, 그린수소로 모든 수소 공급, 건물 도시가스 이용 획기적 감축에다 생활양식의 변화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는 오늘의 결정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현재의 제도와 정책, 행정과 조세 및 요금체계, 더 나아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생활양식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면서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각자 처한 상황과 이해가 다르기에 시나리오에 대한 목소리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아쉬운 점은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충분하지 않은 에너지 수요 감축 수준이다. 가장 적극적인 3안에서조차 2050년 최종 에너지 수요는 2018년의 3%에 불과한 680만 석유환산톤(TOE)밖에 줄이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 자체의 감축이야말로 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에 나오는 숫자가 아니다. 탄소 중립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목표를 위해 지금의 무엇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바꿔낼지가 핵심이다. 기후위기는 그간 우리가 지불하지 않은 화석연료 배출에 대한 자연의 청구서다. 지금 누리는 높아진 삶의 질은 온실가스 배출 덕분이었다.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전환해갈 수 있을지 대안 제시와 실천,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또한 우리의 과제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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