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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직→의원직 사퇴'로 확대? 꼬리 무는 '이재명 사퇴' 공방

입력
2021.08.09 15:15
수정
2021.08.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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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선관위원장의 '사퇴 권유'가 불씨 돼
이재명 측 "공정성 문제라면 의원도 사퇴해야"
이낙연 "업무 영역 달라"...'의원 사퇴론' 반박
추미애 "현직 의원들도 현직 이점 살리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9일 경기 여주시 반려동물테마파크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여주=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9일 경기 여주시 반려동물테마파크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여주=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 공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선관위원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를 위해서라도 사퇴가 적절하다"라는 의견을 밝힌 게 공정성 시비에 불을 붙인 모양새가 됐다.

이 지사 측은 "공정성이 문제라면 현직 의원도 사퇴해야 한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면서 공방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제9차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뉴스1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제9차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뉴스1

이 위원장은 5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한판승부'에서 공정성 문제보다는 적절성 측면에서 지사직을 내려놓길 권유했다. "지사로서 선거운동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으니 본인을 위해서도 홀가분하게 내려놓는 게 좋다"는 이유에서다.(▶관련기사)

앞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나 김두관 의원 등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 직위를 내려놓은 의원들이 이 지사의 '지사직 찬스'를 비판하긴 했으나,(▶관련기사) 당 선관위원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발언의 파장이 더욱 컸다.


이 지사 측 "공정성이 문제라면 의원들도 사퇴해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및 실명계좌 발급 개선 방안 정책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및 실명계좌 발급 개선 방안 정책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그러나 지사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공개된 본보와의 인터뷰(▶관련기사)에서도 "지사직을 유지하느라 시간도 부족하고 법률적 제약도 많다. 하지만 방역 상황이 심각한데 정치적 유불리를 좇아 1,380만 도민이 맡긴 공적 책임을 쉽게 던져서야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대선 경선 후보와 지사직 둘 중 하나를 사퇴해야 한다면 경선 후보(사퇴)를 선택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동시에 이 지사 측은 '의원직 사퇴'라는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재명 캠프 민형배 의원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우리 정치의 기울어진 운동장 중 하나가 단체장의 정치 활동을 묶어둔 것"이라며 "반면 당내 경선 때 의원은 상임위나 본회의에 빠져도 보좌관, 비서관을 동원해 경선에 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선관위원장이 꺼내드는 카드가 '지사직 사퇴'라니, 정치를 국회의원이나 무직자만 해야 한다는 '반정치'에 가까운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다면 국회의원들도 사퇴해야 한다. 최소한 국회의 공식 일정을 의무적으로 소화하게 해야 공정하지 않냐"고 쏘아붙였다.


이낙연 "업무 영역 달라"... '의원 사퇴론' 반박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집행 기관과 의원은 업무 영역이 다르다"며 '의원 사퇴론'에 단호히 반박했다.

또 "분명한 건 도정을 뛰어넘는 개인 홍보에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사직 사퇴는 개인의 양심 문제"라고 못 박았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2일 논평을 내고 "경기도청이 기본소득 홍보에 33억9,400만원을 쏟아부었다. 이 중 4억 원은 해외 언론사인 미국 'CNN', '타임', '포브스', 유럽 '유로뉴스' 광고비로 썼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이를 한 번 더 언급하며 "기본소득 홍보는 경기도의 업무가 아니다. 미국 언론에 광고까지 해야만 경기도민의 삶이 좋아지나. 그건 과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흔히들 '도청캠프'라는 용어를 쓴다. 그런 이야기는 안 듣게 하는 게 좋다"며 이 지사가 대선을 위해 지사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뜻을 에둘러 밝히기도 했다.

원 전 지사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사 찬스'를 재차 지적했다. 그는 "정답이 기본소득인 낱말퍼즐 맞추기를 발행인 이 지사의 이름으로 모든 학생과 학부모에게 뿌렸더라. 이런 게 이 지사 찬스"라고 말했다.


쌍방 사퇴론에...추미애 "현직 의원님들도 현직 이점 살리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사직 사퇴와 의원직 사퇴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지사직이 도움 된다고 생각하면 현직 의원님께서도 현직의 이점을 살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저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며 다른 후보들에게도 '현직 찬스'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 예로 이 전 대표가 후보등록 이후 '토지공개념 3법'을 발의하고 선거 운동에 활용하는 것을 꼬집었다.

추 전 장관은 또 "어떤 긴급사태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원칙에도 없는 문제가 돌발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공방 자체에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타당성 여부를 떠나 현직 사퇴가 필요했다면 후보 등록 이전에 결정했어야 할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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