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규제 풀린 英, 정상생활은 아직... 공무원 재택근무 당분간 계속

입력
2021.08.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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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최소 4~8일 출근' 계획, 9월 시행 보류
재택근무 권고한 기존 방침으로 다시 선회
하루 2만명대 확진 '선방' 불구, "아직은 조심"

8일 영국 런던의 한 나이트클럽 입구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소가 차려져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8일 영국 런던의 한 나이트클럽 입구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소가 차려져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다음 달부터 공무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려던 계획을 일단 접었다. 지난달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해제한 ‘자유의 날’ 이후, 재택 근무 권고를 해제하고 고용주들에게 직원 출근 여부를 결정토록 하면서 정부도 ‘9월 출근’ 입장을 정했다가 이를 보류하고 다시 기존 방침으로 선회한 것이다. 델타 변이 확산세로 여전히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2만 명대’라는 적지 않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터라, “섣부른 출근 명령이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야당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가 현재 재택 근무 중인 공무원들에 대해 9월부터는 ‘한 달에 최소 4~8일’ 출근하도록 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DHSC 인사관계자가 5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사무실 출근 여부를)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할 수 없다”며 “공중 보건 권고 업데이트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이후 재택 근무 명령 권한을 각 고용주에게 넘겼다. 정부 역시 공무원의 고용주인 만큼, 공무원들에 대한 공식적인 재택 근무 권고를 철회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도 최근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만나는 게 매우 유익하다”며 출근을 독려했다.

하지만 야당 반발에 부딪혔다. 레일라 모던 자유민주당 의원은 “(아직) 코로나19 신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공무원 출근은) 작업장 안전 지침에 위배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출근 지침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왔다. 일부 DHSC 직원들은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강요하는 건 불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예상과는 달리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2만7,429명이었고, 사망자는 39명으로 나타났다. ‘자유의 날’ 직전만 해도 일일 확진자가 5만 명 수준이었던 데다, 당시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 신규 감염은 하루 20만 명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던 암울한 전망마저 나왔는데 실제로는 꾸준히 ‘2만 명대 후반’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주간 단위로도 큰 변동은 없다.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을 집계하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이날 기준 ‘최근 7일 동안 신규 감염자 수’는 18만9,235명으로, 직전 7일간의 18만5,279명에 비해 2%만 증가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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