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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팬데믹 속 기쁨도 줬지만… 역대 가장 이상한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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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이상한 올림픽이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주요 외신들의 평가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문구다. 거의 전 매체는 '비현실적'이고 '이상한' 행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1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전 세계인에게 기쁨과 감동을 준 사실은 틀림없지만, 씁쓸한 구석도 한둘이 아니라는 이유다.
올림픽 폐막식이 열린 8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시작만큼이나 이상하게 끝난 행사"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중 없이 진행된 개·폐막식 상황을 전하며 "이번 올림픽이 기억에 남을 만했으나 좋은 이유로 기억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수들은 카메라와 자원봉사 무용수에게 손을 흔들고 관중석은 비어 있는 폐막식이 행사의 성공보다는 팬데믹 상황을 상기시켰다는 의견이다. 다만 선수들이 보여준 동료애 등 스포츠 정신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좌절과 비극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덧붙였다.
다른 외신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잡했던 올림픽에 적합한, 달콤쌉싸름한 결말"이라고 표현했다. 지구촌이 겪고 있는 팬데믹의 우울함을 잊을 수 있는 시간들을 선사한 행사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 논란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에둘러 짚은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올림픽에 대해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스포츠 행사 중 하나"라고 칭하면서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오히려 외신들의 비판이 쏠린 곳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였다. 큰 사고 없이 경기가 끝난 것으로 보이긴 하나, 그럼에도 감염병 악화 우려 속에 올림픽을 강행한 결정은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IOC가 세계를 하나로 모으고 선수들에게 중요한 순간을 선사한다는 거창한 주장을 내세웠지만, 결국 진실은 수익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IOC가 '더 많은 수익'과 '더 적은 인간성'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는 비난이다. WP도 "IOC가 올림픽을 원하지 않는 대중들에게 (대회 개최를) 강요했다는 느낌은 오만과 물질만능주의의 인상을 남겼다"고 일침을 가했다.
도쿄올림픽이 남긴 청구서가 결국 일본 국민들의 몫이 된 현실도 조명됐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OC는 중계 수익을 그대로 유지해 양호한 재정 상태로 이번 대회에서 떠날 것"이라며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과 티켓 판매(수익)도 없이 일본 납세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청구서 위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대회 시작 전보다 신규 확진자 수가 4배 가까이 증가한 코로나19 상황도 더해졌다. BBC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는) 올림픽과 무관하다고 하나, 일각에선 올림픽 개최로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방역 조치는 느슨해졌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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