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오주한 부상 기권에 "찬물 끼얹는다" MBC, 끝까지 무신경

입력
2021.08.08 16:30
수정
2021.08.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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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춘 해설위원, 오주한에 부적절 표현 사용 비판

도쿄올림픽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오주한이 8일 오전 일본 삿포로에서 레이스 초반 다른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오주한은 15㎞ 지점을 앞두고 부상으로 레이스를 중단했다. 삿포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오주한이 8일 오전 일본 삿포로에서 레이스 초반 다른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오주한은 15㎞ 지점을 앞두고 부상으로 레이스를 중단했다. 삿포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 한국의 오주한이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자 MBC 중계를 하던 해설위원이 "찬물을 끼얹는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린 올림픽 경기에서 오주한은 초반 선두권을 형성했으나 13㎞ 지점부터 왼쪽 허벅지 이상으로 뒤로 처졌고, 부상이 우려되면서 15㎞ 지점을 지나기 전에 레이스를 포기했다. 이 경기를 중계하던 윤여춘 해설위원은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다"라고 말했다.

윤 해설위원은 "오주한이 이번 올림픽에서 황영조의 금메달, 이봉주의 은메달에 이어 또 한 번 메달을 바라본다고 자신만만하게 장담했었다"며 "참 많이 기대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함께 경기를 중계한 캐스터는 "메달도 레이스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건강 상태가 중요하다"며 "큰 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급히 수습했다.

해당 중계를 접한 누리꾼은 "누가 보더라도 부상 때문에 절뚝거리는데, 선수가 가장 속상할 텐데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는 해설"이라고 비판하면서 "개막식부터 마지막 날까지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케냐 출신으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왼쪽)과 그가 ‘한국 아버지’라고 부르는 오창석 백석대 교수(마라톤 국가대표 코치). 오 교수는 지난 5월 별세했다. 뉴스1

케냐 출신으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왼쪽)과 그가 ‘한국 아버지’라고 부르는 오창석 백석대 교수(마라톤 국가대표 코치). 오 교수는 지난 5월 별세했다. 뉴스1

오주한은 2019년 10월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8분 42초의 기록으로 도쿄 올림픽 기준을 통과하며 올림픽에 진출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6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세운 2시간 5분 13초로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됐다.

오주한은 케냐 출신 귀화 한국인으로, 케냐에서 마라톤 유망주를 발굴하던 오창석 백석대 교수의 눈에 들어 그의 지도를 받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오 교수는 2018년 오주한의 귀화를 도왔고, 오주한은 그의 '한국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오 교수의 성씨를 사용했다. 오창석 감독이 5월 별세하면서 "메달을 획득해 스승의 영전에 바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MBC는 앞서 개막식에서 각 국가 선수단이 입장할 때 우크라이나를 체르노빌 원전 사진으로, 엘살바도르를 비트코인 사진으로 소개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이 사건은 해외 언론들마저 크게 다루며 비판했다.

한국 대 루마니아의 축구 경기 중계 도중에는 자책골을 넣은 상대 선수를 향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표현으로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사용했으며,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선 여자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의 인터뷰 영상에서 질문을 왜곡해 비판을 받았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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