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으로 코로나19 이긴 근대5종 김세희 "다음 엄마 생일 땐 메달 선물"

입력
2021.08.06 22:24
수정
2021.08.06 22: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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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선수 최고 순위 11위
"힘든 과정 끝에 여기 온 것 스스로 칭찬"

근대5종 국가대표 김세희가 6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 레이저런(육상+사격 복합경기) 경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근대5종 국가대표 김세희가 6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 레이저런(육상+사격 복합경기) 경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오늘 엄마 생일이거든요. 메달은 못 갖다 드리지만, 이렇게 무사히 끝낸 것만으로도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요?"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여자부 최고 성적을 거둔 김세희(26·BNK저축은행)는 '완주'에 큰 의미를 뒀다.

김세희는 6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5개 종목 합계 1,330점을 기록해 전체 11위에 자리했다. 함께 출전한 김선우(25·경기도청)는 17위를 했다.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에 출전해 얻은 점수의 합계로 순위를 매겨 최고의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종목이다. 김세희는 펜싱과 수영, 승마를 마친 상황에서 2위를 달려 한국 올림픽 사상 첫 근대5종 메달 가능성을 밝혔으나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런(육상+사격 복합경기)'에서 주춤했다. 그러나 희망을 갖기에 충분한 값진 결과다.

이날 김세희는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 순위 타이에 해당하는 11위에 올랐다. 여자부로 한정하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김선우가 남긴 13위를 넘어선 한국 선수 최고 순위다.


여자 근대5종에 출전한 김세희(2번)와 김선우가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 근대5종에 출전한 김세희(2번)와 김선우가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세희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에 그냥 여기까지 온 것 자체로 저와 (김)선우 모두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을 다 했다는 것에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4월 헝가리, 불가리아에서 열린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등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매일 울다시피 훈련했고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하는 김세희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힘든 시기에 늘 그의 곁을 지켜준 사람들은 역시 가족이었다.

김세희는 "부모님은 메달보다 이렇게 잘 마친 것을 더 크게 생각해주실 것"이라며 "엄마, 아빠, 남동생 모두 고맙고 사랑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오늘이 엄마의 생일"이라며 "엄마에게 정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내년이나 그 이후라도 생일에 대회가 겹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생일 선물로 메달을 걸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근대5종은 7일 남자부 경기에서 사상 첫 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각각 5위와 9위에 자리한 정진화와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가 입상을 노린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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