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패배에 "야구, 동메달 따도 군 면제 안 된다" 靑국민청원 등장

입력
2021.08.06 19:00
구독

잇단 패배에 비판받는 한국 야구 대표팀
누리꾼들 "야구 선수들 시합이 국위선양인가"?
"질 수도 있다, 승자만 박수 받나" 반박도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한국과 미국의 경기. 2-7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대표팀이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한국과 미국의 경기. 2-7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대표팀이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더라도 군 면제 혜택을 주지 말아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일부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이라며 비판하는 상황에서 '금메달 따러 온 게 아니다'란 김경문 감독의 발언까지 더해져 공분을 샀다.

6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쿄올림픽 야구에서 동메달을 취득하더라도 군 면제 혜택을 취소해 주세요'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현재의 병역특례법은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됐고,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받을 경우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며 "과연 도쿄올림픽에서 야구팀이 국위 선양을 했다고 누가 생각하겠느냐"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야구팀이 마지막 경기를 이겨 동메달을 획득해도 현재의 국민 정서를 반영해 병역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게 맞다"며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유의미한 순위를 기록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5회말 대한민국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요코하마=뉴시스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5회말 대한민국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요코하마=뉴시스

또 다른 청원인은 앞서 5일 '야구 대표팀 군 면제 문제'란 청원에서 "야구는 금메달을 따지 않으면 군 면제 혜택을 보류해 달라"고 적었다. 이 청원인은 또 "참가국 여섯 개 중 절반이 메달을 따는 경기에 면제 혜택을 주는 게 어딨냐"고 따졌다.

야구 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김 감독의 발언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꼴이 됐다. 김 감독은 전날 패자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2대 7로 패한 뒤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려고 오지 않았고, 국민과 팬들께 납득 가는 경기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온라인상에 김 감독의 발언을 퍼나르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 "왜 꼭 이기고 메달 따야만 하나" 지적도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한국과 미국의 경기. 9회초 2사 투수 직선 타구로 아웃된 양의지가 고개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한국과 미국의 경기. 9회초 2사 투수 직선 타구로 아웃된 양의지가 고개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선수들에게 "가혹한 비난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만 박수를 보내는 스포츠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은 "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꼭 이겨야만 하느냐", "승자에게만 박수를 보내면 안 된다", "경기에 대한 성의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저 자리에 오르기까지 힘들게 연습했고 예선전도 거쳤다"고 비판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4강 토너먼트에서 일본과 미국에 잇따라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7일 낮 12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면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류호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