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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버스 운전자' 이준석, 당 안팎 견제 속 안전운행 가능할까

입력
2021.08.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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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달 말 출발하는 '경선버스 운전자'를 자처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 안팎의 견제를 받고 있다. 당내 대선주자들과의 경선 주도권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물론, 국민의당과는 합당을 둘러싼 설전을 벌이면서다. 내년 대선에 앞서 야권 통합과 경선 관리라는 과제를 부여받은 이 대표가 오히려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경선 흥행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당에서는 '이준석 패싱' 논란이 한창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습 입당에 이어 이 대표가 마련한 당 행사에 주요 대선주자들의 불참이 이어지면서다. 대선주자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보다 이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친윤석열계'인 정진석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지 당 지도부가 아니다"라며 작심 비판했다. 이어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나올 수 없다"며 "후보 가운데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 5일 당이 마련한 봉사활동과 대선 경선후보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이 대표도 지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경선 일정을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하는지 모르겠다"며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하나' 할 사람들이 지금 와서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에 대한 우려는 지도부에서도 제기됐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지금은 후보들의 시간"이라고 했다. 경선 주인공은 주자들인 만큼 이 대표가 주자들의 견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선주자 중 한 명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TBS 라디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당도 오버를 했고 불참한 후보들은 오만하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불참한 주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기 위해 현역 의원들의 후보 캠프 참여를 허용했다며 "그 결과 당의 최대 고질병인 계파 싸움이 또 시작됐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신경전뿐 아니라 주요 주자들과 군소 주자들 간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도 전혀 진척이 없다. 이 대표가 제시한 합당 협상시한이 다가왔음에도 감정 싸움만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이달 말 경선 시작 일정을 거론하며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할 뿐"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KBS 라디오에서 "8월 말 경선버스 일정이 헌법사항도 아니고, 국민의힘 자체적인 정치 일정 아니겠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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