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분패… 여자배구, 일요일 메달 건 일전

입력
2021.08.06 22:49
수정
2021.08.06 23: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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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2위 브라질에 0-3 패배
김연경 "더 물러설 곳 없다…다음 경기 꼭 이길 것"

한국 선수들이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선수들이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자!" 갈라질 대로 갈라진 캡틴 김연경(33·상하이)의 목소리가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혼을 쏟아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 세계랭킹 2위 브라질에 패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대표팀은 8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 뜨거웠던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결전을 치른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 브라질전에서 세트스코어 0-3(16-25 16-25 16-25)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전승을 거둔 세계랭킹 2위 브라질의 공격은 예상보다 매서웠다. 앞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한국에 3-0 패배를 안겼다. 탄다라 카이세타가 도핑에 적발되며 빠졌지만 객관적 전력에선 여전히 앞섰다.

대표팀은 '에이스' 김연경, '클러치 박'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를 레프트에, 김희진(IBK기업은행)을 라이트에 배치하면서 8강전 터키전과 같은 필승 라인업을 짰다. 세터는 염혜선(30·KGC인삼공사), 센터는 양효진(32·현대건설), 김수지(34·IBK기업은행), 리베로는 오지영(33·GS칼텍스)이 코트에 섰다.

하지만 경기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브라질은 장신을 이용한 강한 스파이크와 철벽같은 수비로 경기를 압도했다. 한국의 공격은 번번이 라인을 벗어났다. 1세트 중반 김연경이 파이프 공격에 성공하면서 점수를 3점 차까지 좁혀갔지만, 호사마리아 몬티벨러, 페르난다 가라이 로드리게스를 중심으로 한 브라질의 공격이 매서웠다. 점수는 계속 벌어져 16-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심기일전하며 나온 2세트는 팽팽했다. 김희진과 박정아가 공격에 연이어 성공하고 다시 김희진이 서브 공격에도 성공하면서 6-5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쉽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10-10까지 동점을 지켰지만 힘을 앞세운 브라질의 공격에 순식간에 10-15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흐름이 넘어가면서 리시브 범실이 이어졌고 다시 한 세트를 빼앗겼다.

자신감을 얻은 브라질은 마지막 3세트에 더 강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점수차가 벌어졌지만 대표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몸을 던져 공을 살리려 했다. 김연경이 경기 막판 3번 연속 스파이크 득점에 성공하며 분전했지만 점수를 뒤집진 못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기적처럼 4강을 이룬 대표팀은 이제 마지막 경기를 남겨뒀다. 세르비아를 상대로 동메달에 도전한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메달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다. 앞서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3, 4위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메달을 따지 못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8강에서 고배를 들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더 잘할 수 있던 것은 확실하지만 브라질과 레벨 차이가 있었다. 아쉬워하기보단 상대를 축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르비아전에서는 우리가 터키전에서 보여줬던 멋진 투지를 다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이제 진짜 물러설 곳이 없다. 선수들도 다들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다. 끝까지 힘내서 마지막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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