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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韓 취재진 조명, 日선수 방해" 또 '혐한' 조성… 日 취재진 실수였다

입력
2021.08.06 08:00
수정
2021.08.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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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누리꾼 "한국이 한일전 고의 방해" 억지 주장
日 언론 "알고 보니 니혼TV 소속 일본인 직원"?
니혼TV, 사실 시인했지만 유감 표명은 없어

지난달 28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 경기를 중계한 일본 방송 NHK의 중계 영상. 한 취재진이 촬영 도중 카메라에 조명을 켠 장면.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취재진이 일본에게 불리하도록 경기를 방해했다며 억지 주장을 펼쳤지만, 일본 언론 취재 결과 해당 취재진은 일본 방송 소속 직원으로 드러났다. 트위터 캡처

지난달 28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 경기를 중계한 일본 방송 NHK의 중계 영상. 한 취재진이 촬영 도중 카메라에 조명을 켠 장면.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취재진이 일본에게 불리하도록 경기를 방해했다며 억지 주장을 펼쳤지만, 일본 언론 취재 결과 해당 취재진은 일본 방송 소속 직원으로 드러났다. 트위터 캡처

일본이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기간 잇따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혐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한국 선수단의 도시락 제공을 트집 잡고, 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의 외모를 비하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엔 한국 방송사가 한일전 경기 중계 도중 일본 선수가 불리하도록 일부러 불빛을 비춰 경기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일본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그런데 정작 일본 선수에게 조명을 비춘 건 일본 방송사의 촬영 기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선 전지희가 일본의 탁구 간판 이토 미마에게 완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 누리꾼 근거 없이 한국 비난…韓 누리꾼이 반박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전지희(오른쪽)와 일본 이토 미마가 시합하고 있다. 세계랭킹 14위 전지희는 세계랭킹 2위 이토 미마에게 0 : 4로 패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전지희(오른쪽)와 일본 이토 미마가 시합하고 있다. 세계랭킹 14위 전지희는 세계랭킹 2위 이토 미마에게 0 : 4로 패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트위터를 비롯한 일본 온라인에선 "한국이 이토의 경기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이 쏟아졌다. 이토가 4세트 경기 도중 취재진의 카메라 조명이 눈부시다며 이의를 제기했는데, 이토에게 조명을 비춘 게 한국 촬영 기자라고 한 것이다. 해당 취재진은 심판의 지적을 받은 뒤 카메라 조명을 껐다.

일본 누리꾼 중 일부는 "조명을 비춘 게 한국인인지, 다른 나라 사람인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일본인일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은 한국이 일부러 방해했다고 단정 지으며 해당 내용을 퍼트렸다.

일본 누리꾼들은 근거도 없이 한국을 비난했다. 한일전 경기에서 일본 선수를 방해한 건 한국 방송사라는 황당한 추측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한국 취재진이 한국 선수가 유리하게, 일본 선수는 불리하도록 조명을 켰다는 것.

일부는 중계 과정에서 잇따라 물의를 일으킨 MBC 소속 직원이란 억측까지 제기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나아가 이를 영어로 번역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트리며 한국을 조롱했다.

국내 누리꾼이 트위터에 한국 취재진이 일본 선수의 경기를 방해했다는 일본 누리꾼들의 주장을 반박한 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국내 누리꾼이 트위터에 한국 취재진이 일본 선수의 경기를 방해했다는 일본 누리꾼들의 주장을 반박한 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국내 누리꾼들은 이에 근거를 제시하며 "일본 측 취재진"이라고 반박했다. 또 올림픽 중계 특성상 특정 방송사가 별도로 중계를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 "출입증 카드 색이 오렌지로 볼 때 한국 취재진은 아닌 것 같다"며 "각국 언론은 노란색 카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올림픽은 OBS에서 일괄적으로 중계권을 갖고 있고, 중계는 OBS의 독점 영상이 각국에 송출되는 방식"이라고 맞받아쳤다.


니혼TV 관계자 "해당 취재진, 사실 안 밝혀 한국 범인설 확산"

일본 우익 성향 매체인 데일리신초가 5일 보도한 '이토 미마에게 방해 조명, 한국 언론 범인설 유포 겨우 알게 된 진실'이란 제목의 기사. 지난달 28일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 경기가 끝난 뒤 일본 온라인에선 한국 취재진이 일본 선수를 방해하기 위해 카메라 조명을 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데일리신초 취재 결과 카메라 조명을 켠 취재진은 일본 방송사 소속 직원이었다. 데일리신초 홈페이지 캡처

일본 우익 성향 매체인 데일리신초가 5일 보도한 '이토 미마에게 방해 조명, 한국 언론 범인설 유포 겨우 알게 된 진실'이란 제목의 기사. 지난달 28일 탁구 여자 단식 8강전 전지희와 일본의 이토 미마 경기가 끝난 뒤 일본 온라인에선 한국 취재진이 일본 선수를 방해하기 위해 카메라 조명을 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데일리신초 취재 결과 카메라 조명을 켠 취재진은 일본 방송사 소속 직원이었다. 데일리신초 홈페이지 캡처

일본 언론 취재 결과 이토에게 조명을 비춘 건 일본 취재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누리꾼들의 설명이 맞은 셈이다. 일본 우익성향 매체인 데일리신초는 5일 '이토에게 방해 조명, 한국 미디어 범인설 유포 겨우 알아낸 진실'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데일리신초에 따르면 이토 선수에게 조명을 비춘 건 일본 공중파 방송사 니혼TV의 정보 방송 프로그램 '스키리' 관계자였다. 니혼TV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나돌고 있는 NHK 중계의 화상을 봤는데, 아는 얼굴이 찍혀 있었다"며 "조명이 켜진 카메라 뒤에 있던 사람들은 이전 스포츠국 소속의 직원들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정보 프로그램 소속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신초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이토를 방해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고, 정보 방송 사람들이라 스포츠 취재 방법을 잘 몰라 조명을 켜버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메라 조명을 켠 직원들이 논란이 일었을 때 사실 관계를 바로잡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니혼TV 측은 이에 대해 "해당 직원이 니혼TV 취재팀 소속인 건 사실이며, 관계자의 지적을 받아 대응했다"며 "니혼TV는 앞으로도 취재 규칙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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