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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 "금메달은 할머니께 먼저 걸어 드릴 겁니다"

입력
2021.08.06 07:00

올림픽 양궁 2관왕 전화 인터뷰?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 대비해 자가격리 중 구슬땀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김제덕이 자가격리중 맹훈련을 하고 있다. 김제덕 제공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김제덕이 자가격리중 맹훈련을 하고 있다. 김제덕 제공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김제덕(17·경북일고)은 5일 한국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자가격리가 해제되면 가장 먼저 할머니에게 금메달을 걸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할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한 김제덕은 지난 1일 귀국 후 자가격리 중이다. 격리면제서를 받았지만 자가격리 중인 숙소와 훈련장까지만 이동이 가능하다. 금메달을 딴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다시 활시위를 잡았다. 다음 달 미국 양크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림픽 금메달 2관왕을 하고 금의환향했는데 소감은.

"입국하자마자 너무 좋았다. (이번 양궁 2관왕은)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앞으로 세계양궁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싶다. 특히 김학동 예천군수님과 항상 후원해 주시는 이상연 경안코리아 대표님, 어깨 재활치료를 해주신 의사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귀국 후 자가격리 중인데 건강은 어떤가.

"건강은 좋다. 다만 올림픽이 끝나고 바로 할머니 면회와 할아버지 산소에 가려고 했는데 당장 하지 못해서 아쉽다. 자가격리는 규정에 따라 누구라도 해야 하는 일이니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격리가 끝나면 못한 것을 하나 하나 할 생각이다."

-귀국 후 가족들과 인사는 했나.

"할머니는 전화 통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면회를 해야 하는데 자가격리 중이어서 당장 할 수 없다. 아버지랑 먼저 통화했다. '수고했다. 장하다 아들'이라고 말씀하셨다. 자가격리가 해제되면 메달은 할머니께 먼저 걸어 드릴 것이라고 말씀 드렸다. 아버지께는 나중에 걸어 드린다고 했는데, '고마워'라고 하셨다. 격리가 끝나면 곧바로 할머니한테 면회를 갈 생각이다."

김제덕 친할머니 신이남(86)씨는 현재 경북의 한 요양병원에서 투병중이다. 김제덕은 6세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송에서 할머니가 "제덕아, 개밥 주러 가자"고 하신 얘기가 전해졌다. 과거 추억을 떠올리신 거 같은데.

"할머니께서 착각하신 것 같다. 제가 5살 때쯤 경북 예천에서 키우던 개가 있었다. 지금은 없는데 그 개를 착각하신 것 같다. 제가 올림픽 준비하느라 자주 면회를 못가서 헷갈리신 듯하다. 앞으로 할머니가 손자 얼굴을 계속 알아볼 수 있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남자단체전 4강 한일전 때 슛오프에서 한 명당 한 발에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 있었다. 긴장하고 부담감도 컸지만 신중하게 활시위를 당겼다. 운 좋게 10점을 쐈을 때 기억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대표팀 형들을 믿고 따라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자가격리 중에도 맹훈련을 하고 있는데.

"격리면제서를 받았다. 면제사유 중에 하나가 세계양궁선수권 경기력 유지를 위해서다. 하지만 훈련장까지만 가능하다고 돼 있다. 숙소에서 훈련장만 오간다. 훈련장에서 근력운동이나 트레이닝, 활쏘는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다. 그 외 시간은 숙소에서 TV나 휴대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올림픽과 세계양궁선수권, 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금메달이 목표였다. 도쿄올림픽에선 이뤘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도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개인전 금메달도 목표다. 아직 어리니까, 활을 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고교 졸업 후 진로는 결정했나.

"마음속으로 정한 곳은 있지만,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는.

"일단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데 뜨거운 열정으로 응원해주신 데 감사 드린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더 열심히 하는 김제덕이 되도록 하겠다."

귀국 직후 자가격리에 들어간 올림픽 2관왕 김제덕. 김제덕 제공

귀국 직후 자가격리에 들어간 올림픽 2관왕 김제덕. 김제덕 제공


예천=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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