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정책·인지도' 숙제 안고 첫 '민심투어' 떠난 최재형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전국 민심투어’에 나섰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서부터 ‘최재형 바람’을 일으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달 말 국민의힘 ‘경선 버스’ 출발 전까지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정책 콘텐츠를 보강하는 게 1차 목표다.
최 전 원장은 5일부터 사흘간 진해와 구미, 대구, 경주, 포항을 차례로 훑는다. ‘보수의 심장’에서 ‘보수의 적자’로 눈도장을 찍고, ‘윤석열 대세론’을 흔들겠다는 각오다. 출발 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그는 진해를 첫 방문지로 택한 배경에 대해 “제가 태어난 곳, 뿌리가 된 곳에서 지역 행보를 시작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진해는 선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모교인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선 역시 보수 대권 주자로서 선명성을 부각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날 최 전 원장은 국립 3.15민주묘지에 이어 진해루해변공원을 방문,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동상에 헌화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범여권 일각의 한미연합군사훈련(한미훈련) 연기 주장에 우려를 표하며 ‘강한 안보’를 거듭 강조했다. 6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7일에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상징인 월성 원전 1호기를 찾는다.
민심 탐방 일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최재형 알리기’다. 아직 경쟁자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데다, 정치참여 선언 후 상승하던 지지율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기점으로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지역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진해의 아들’이자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일체감ㆍ소속감을 드러내는 데 힘썼다.
인근 전통시장도 찾았다. 처음엔 “국민의힘 예비후보 최재형입니다”라는 정직한 인사말만 반복하던 그는 곧 익숙해진 듯 상인들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고, 직접 떡과 식혜 등을 사 먹으며 기성 정치인들처럼 민심을 청취했다.
정책 역량을 증명하는 것도 인지도 쌓기 못지않게 시급하다. 출정식에서 일부 현안 질의에 “준비된 답변이 없다. 공부해서 좋은 정책을 내놓겠다”며 진땀을 뺀 모습이 공세 빌미가 되고 있어서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건 국민에 대한 엄청난 무례”라며 “청와대는 공부방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후보 성격 탓에 ‘준비됐다’의 기준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보완 필요성을 인정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경선까지 남은 한 달 남짓의 기간에 현안을 완벽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윤 전 총장이 그랬다. 같은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사임 후 4개월간 잠행하며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만나는 ‘열공 행보’를 하고도 여전히 정책 비전 부족을 지적받고 있다. 최 전 원장도 이런 한계를 의식한 듯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잘 알 수는 없다”는 논리로 대응에 나섰다. 개인적 부족함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력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혜안도 중요한 국정 운영 능력이라는 뜻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