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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선친 자서전 보니... 병역명문가 '찐애국'은 가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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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가족이 명절에 모여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까지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진정한 애국"이라며 감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다"며 뜨악해 하는 사람도 있다.
최 전 원장은 5일 "나라 사랑"이라며 당당해했다. 독립운동가 최병규 선생의 손자로 '병역 명문가'에서 자란 최 전 원장에겐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병규 선생은 세 아들을 모두 직업 군인으로 키웠다. 장남이 최 전 원장의 선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다. 최 대령은 6·25전쟁에서 해군이 첫 승전고를 울린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한 '전쟁 영웅'이었다.
최 대령이 세상을 떠나기 전인 올해 5월 낸 자서전 '바다를 품은 백두산'엔 군인 집안의 독특한 가풍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최 대령도 아들 4명을 전부 군 간부로 복무 시켰는데, 둘째 아들인 최 전 원장 역시 육군 법무 중위로 전역했다. 최 대령은 책에서 "아들 네 명이 육·해·공·해병대 등 모든 군종을 망라하다 보니 내가 '통합사령관이 됐다"며 "맏며느리가 총참모장"이라고 소개했다.
최 전 원장의 가족은 가족 행사도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치렀다. 매년 설과 추석, 최 대령의 생일에 30여명에 달하는 4대가 모두 모였는데, 공공기관의 행사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했다. 최 대령은 "①국기 게양 ②국기에 대한 경례 ③국기에 대한 맹세 ④애국가 4절까지 제창 ⑤묵념 ⑥예배 ⑦강화(講話·강의하듯 하는 이야기)가 식순이었고, 강화는 통합군사령관인 내가 한다"고 했다. 최 대령의 강화는 주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최 대령이 자서전에서 소개한 '국기에 대한 맹세' 예시는 이렇다. "나는 대한민국 국기, 태극기가 상징하는 우리나라의 조국 대한민국, 즉 국민 모두에게 자유와 정의가 주어지는 하나님 아래 대한민국에 충성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최 전 원장의 가풍이 담긴 가족사진이 공개되자 일각에선 국가주의를 강요하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가족 모임에서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함께 부르 것 자체가 이색적인 장면이다.
최 전 원장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버님께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가를 끝까지 다 부르자고 하셨다"라며 "나라 사랑과 국가주의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며느리들에게도 군대 문화를 따르라고 하는 것은 가부장적'이라는 일각에 지적에 그는 "우리 집안 며느리들은 기꺼이 참석하고 같은 마음으로 애국가를 열창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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