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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입고 화투 쳐 박수받은 간호사 "할머니 퇴원하실 때 뿌듯"

입력
2021.08.05 15:00
수정
2021.08.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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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서울병원 이수련 간호사?
"보도후 연락 많이 받아... 보람도 많이 느껴
가족·지인에 부끄럽지 않은 간호사 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음압병동에 홀로 격리된 할머니와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화투로 그림을 맞추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삼육서울병원 간호사 이수련(29)씨로 알려졌다. 3일 대한간호협회는 이 사진에 대해 "올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음압병동에 홀로 격리된 할머니와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화투로 그림을 맞추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삼육서울병원 간호사 이수련(29)씨로 알려졌다. 3일 대한간호협회는 이 사진에 대해 "올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방호복을 입은 채 격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화투를 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이수련 삼육서울병원 간호사가 "과분한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간호사는 5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이 화제가 되며) 전날 연락을 많이 받았다.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람도 많이 느꼈다"며 "지금이 '인생에 한 번 오는 시기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트위터 계정 캡처

심상정 정의당 의원 트위터 계정 캡처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간호사가 93세 박모 할머니와 화투 그림 맞추기를 하는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박 할머니는 중증도 치매환자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해 이 간호사가 일하는 병원으로 이송돼 왔다. 사진도 지난해에 촬영된 것이다.

사진은 올해 대한간호협회가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되기도 했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데 사진을 먼저 본 누군가가 외부에 공유하면서 퍼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관련기사)

이 간호사는 "격리되고 나서 열도 있고 기운도 없고 불안해 보이셔서 조금이라도 기운 드리고 싶어 화투 맞추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없었냐는 질문에는 "근무할 당시(지난해) 코로나19 인식이 지금보다 안 좋았고 두렵기도 했는데 보호복을 착·탈의만 잘하면 된다고 알게 되고 나서는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 간호사는 걱정을 많이 한 만큼 할머니가 퇴원했을 때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다만 직접 퇴원 수속을 도와드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의료진들이 4일 서울 도심 곳곳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동작구보건소에서 목 뒤로 얼음을 대는 의료진, 동작구보건소에서 얼음 끼고 있는 의료진, 동작구보건소에서 얼음조끼 동여매는 의료진, 은평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동료를 위해 얼음물과 냉매제를 챙겨오는 의료진.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의료진들이 4일 서울 도심 곳곳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동작구보건소에서 목 뒤로 얼음을 대는 의료진, 동작구보건소에서 얼음 끼고 있는 의료진, 동작구보건소에서 얼음조끼 동여매는 의료진, 은평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동료를 위해 얼음물과 냉매제를 챙겨오는 의료진. 뉴시스

그는 박 할머니 이후에도 "몇 분께 색칠공부 도안을 이용해 그림치료를 하거나 가족들과의 영상통화를 돕고 성경 읽어드리기를 했다"고 말했다. 화투는 마침 할머니 짐에 들어 있어서 시도해봤던 것이다.

올해로 7년 차 간호사인 그는 앞으로 "가족들과 친구들, 동료들이 볼 때 부끄럽지 않을 만한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4차 유행에 폭염으로 너무 힘든 시기인데 자기 자리에서 잘해내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만 하면 같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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