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폐기물과 패션의 만남” 자원순환경제 만드는 현대차

입력
2021.08.08 15:00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리스타일’ 행사에서 6개 패션 브랜드와 함께 폐차된 차에서 나온 폐기물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열렸던 ‘런던 패션위크’는 이색적인 소재의 신제품들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가죽시트를 포인트로 활용한 ‘작업복’에서부터 버려진 에어백을 주 원단으로 사용한 ‘코르셋 조끼’과 차량 카펫을 이용한 ‘가방’, 폐차의 안전벨트와 유리로 만든 ‘목걸이’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와 6개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함께 ‘업사이클링(재활용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패션 프로젝트로 선보인 ‘리스타일’ 작품이다. 패션 업계에도 불어닥친 '친환경'에서 착안된 아이디어 상품이다. 런던 패션위크는 파리와 밀라노, 뉴욕 등을 포함해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힌다.

현대차는 해당 제품들을 영국 유명 백화점 ‘셀프리지스’ 런던 매장과 홈페이지를 통해 한정판으로 전 세계에 판매했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금은 영국패션협회에 기부, 친환경 패션 홍보를 위한 지원금으로 사용됐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나온 자동차 폐기물을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재정의하고 리스타일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첫해엔 자동차 폐가죽 신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엔 재활용률이 낮은 소재를 주로 이용했다. 올 하반기에는 세 번째 리스타일 프로젝트를 공개할 예정인데, 이전보다 진화된 신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2020 리스타일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 리차드 퀸이 제작한 에어백 소재의 여성 보정속옷(코르셋).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해 리스타일 프로젝트에 참여한 리차드 퀸 디자이너는 “리스타일 프로젝트로 친환경적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디자인이 갖는 역할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며 “사람들이 옳은 일을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올바르게 나아가기를 희망하고, 그것은 우리가 의식을 갖고 제품을 소비하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 “플라스틱 대신 업사이클링 사용 늘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폐기물과 처리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적 피해 급증도 우려된다. 폐기물의 환경적 영향 외에도 천연자원 고갈로 자원 수급의 불안전성, 가격 변동성 등 원부자재 수급 측면의 위험요소도 증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월 3일 탈(脫)플라스틱 캠페인 ‘고고챌린지’ 참여를 밝히며, 폐페트병에서 뽑아낸 재생섬유로 만든 업사이클링 티셔츠를 입고 업사이클링 인형을 손에 들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5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운동인 ‘고고챌린지’에 동참했다. 고고챌린지는 1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생활 속에서 하지 않을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각각 1가지씩 약속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릴레이 캠페인이다.

당시 정 회장은 폐페트병에서 뽑아낸 재생섬유로 만든 업사이클링 티셔츠를 입고서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플라스틱의 업사이클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면서 업사이클링 제품 사용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현대차는 자원 수급 리스크 대응과 폐기물의 ‘원천적 제로’를 위해 현재 선형(생산-소비-폐기)적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순환형(생산-소비-재생) 사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폐기물의 원천적 감축 및 제로화를 위해서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의 재활용을 고려한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에 현대차는 신차 개발 단계에서 배출가스 감축과 자원의 순환적 사용을 고려한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추구하는 '자원순환' 시스템.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동력뿐만 아니라 소재·제작공법까지 ‘친환경차’ 만들기

현재 현대차에서 판매 중인 차량에 사용된 소재의 85%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폐기물의 에너지 회수를 포함하면 재활용률이 95%에 달하는 차량도 있다. 특히 차량 소재의 70%를 차지하는 철이나 비철은 폐차 단계에서 전량 재사용 및 재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 외에도 플라스틱, 유리 등 기타 소재들의 재활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 생산 과정에서도 업사이클링 소재를 도입하고 있다. 제네시스 신형 ‘G80’과 현대차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에는 내장재에 재활용 재료와 바이오 재료를 추가로 적용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부직포, 직물, 편물, 스웨이드 원단으로 가공하고, 바닥매트, 보조매트, 햇빛가리개 등으로 활용했다. 특히 아이오닉5 한 대엔 △최대 32개의 재활용 페트병 △사탕수수 및 혼합된 곡류 703g △울 294g △아마기름 200g △0.08㎡의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페이퍼렛) 등이 사용됐다. 동력원뿐만 아니라 소재와 제조공법에도 환경을 고려했다.

친환경 소재가 대거 적용된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실내.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향후 출시될 아이오닉6엔 ‘사람을 위한 소재’를, 아이오닉7엔 ‘자연에 초점을 맞춤 소재’들을 각각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아이오닉 모델의 부품을 신차 생산에 재활용하는 방법까지 제시하고 올바른 소비와 지속가능성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하게 진행한 친환경 정책으로 지난해 폐차업체들과 협업해 폐차 시 회수한 자원량이 약 21만 톤에 달하고, 폐차 재활용률 은 91.9%를 기록했다"며 "향후에도 현대차의 친환경차 만들기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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