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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여서 행복한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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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촌에서는 시설 중심의 스마트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생명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기농을 꾸준히 실천하여 마을 전체를 유기농 생태 마을로 이룬 사람이 있다. 선녀와 나무꾼을 닮은 농부, ‘두리농원’의 김상식, 김민자 부부다.
김상식 대표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토목 일을 했는데 재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하던 차에,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자신의 길을 찾았다고 한다. 실패도 있었지만,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부부가 눈을 돌린 곳은 유기농이었다.
채소를 기르는 일이 이제까지 해보았던 그 어떤 일보다 행복하다는 김 대표는, 자신을 ’농부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가 일하는 것을 보면 그 이유가 짐작이 간다. 벌레를 잡아주고 잡초를 솎아내는 그의 손길은 마치 식물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처럼 진솔하면서도 담백하다.
두리농원은 전남 담양군 수북면 황금마을에 위치한다. 쉰다섯 농가 모두가 농약 없이 농사짓는 유기농 생태 마을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친환경인증제도가 마련되기 이전인 1994년부터 이곳에서 화학비료와 농약 없이 농사를 시작했다. 바로 유기농이다. 유기농은 일반 농사보다 수확량도 적고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처음에는 농가들이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것에 반대하였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 보자며 농민들을 설득했다.
그 결과, 그는 ‘3℃ 숨 쉬는 맑은 채소’라는 대표 브랜드로 신선하고 건강한 이미지 마케팅은 물론 계획 출하 및 가격정찰제 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그는 농업인과 귀농자를 위한 농업교육 등을 통해 유기농업을 확산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유기농업에 필요한 기법과 개선사항은 물론 병충해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수집하고 농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를 바꾸는 밥상'이라는 1박 2일 체험 행사를 통해 소비자와 농민이 만나 농업·농촌의 가치에 함께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통한옥 민박 체험을 운영해 도시 소비자에게 ‘쉼’을 통한 ‘찾아가는 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두리농원에 주목하는 것은 자연을 따라 순환하는 유기농업의 실천이다. 유기 축산농가에서 공급받은 가축분, 유기농 벼농사를 하는 농가에서 공급받은 쌀겨를 활용해서 퇴비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는 유기농은 서로의 신뢰와 상생으로 만들어진다. “자연의 섭리에 맞고 좋은 햇빛, 물, 공기, 흙에서 만들어 주는 양분을 먹고 자라면서, 자연의 에너지를 품어내는 농산물이 건강한 먹거리가 아닐까요?”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주변 환경을 생태계에 걸맞게 조성하고, 우리 인간이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유기농"이라고 강조한다.
싱긋 웃으며 말하는 그의 순한 눈빛 앞에서 도회의 이전투구가 몹시도 하잖게 느껴졌다. 싸우고 빼앗는 행위가 아니라 기르고 보살피는 행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농부’로 타고난 것이 그는 진정 행복해 보였다. 부인 김민자씨의 내조로 그는 더 빛을 발한다. 두리농원의 이름처럼 이 부부는 농민도 도시민도 둥글둥글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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