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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의 105분' 정책은 文정부와, 언행은 윤석열과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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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최 전 원장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임기를 끝까지 마치고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으로 남느냐, 비판을 감수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나를 던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장 중도 사퇴로 인한 ‘중립성 훼손’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선 “대통령 한마디에 국가 근간이 되는 정책이 적법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력의 단맛에 취한 정권”이라고도 했다. 또 스스로를 “정치적 분열 상태를 야기한 과거의 일에서 자유로운 사람”으로 규정하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에 관여한 ‘라이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했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출마회견에서 최 전 원장의 첫 메시지는 왜 감사원장에서 사퇴했는지였다. 권력욕을 위해 공직에서 도중하차했다는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였다. 그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매표성 정책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봤다”면서 “그 속에서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려고 했지만 벽에 부닥쳤다”고 했다. 외압 탓에 충실히 공무를 이행할 수 없었던 만큼 직을 내려 놓고 대권에 도전한 행위는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정권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라는 원칙을 허물었다”며 “정치적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분열시키는데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고 직격했다.
자연스레 최 전 원장의 정책 구상은 현 정부 기조와 대척점에 있었다. 가령 부동산 정책과 관련, “정부가 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만 하면 부동산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언급한 뒤 민간 주도 공급, 양도세 완화 등을 약속했다.
존재감을 알린 탈원전 정책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감사원장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로 청와대와 극렬히 대립했다. 또 “모든 국민들에게 돈을 똑같이 나눠주는 건 불합리하다”며 여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을 정면 반박했다. 선별 복지가 해법이라는 얘기다.
야권 대선후보 경쟁자인 윤 전 총장과의 차별화도 출마회견 관전 포인트였다. 최 전 원장은 105분 회견 시간 내내 행동으로, 발언으로 윤 전 총장을 의식했다. 회견 시작 전 애국가 제창 순서에선 태극기가 뜬 화면을 보며 노래를 직접 불러 애국 이미지를 강조했다. 자신이 정통 보수를 대표하는 적임자라는 퍼포먼스였다. 질문도 줄곧 단상에 선 채로 받았다. 정치 입문 선언 당시 다리를 벌리고 앉아 질의응답에 응했던 윤 전 총장의 ‘쩍벌’ 이미지와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는 풀이가 나왔다.
‘왜 윤석열이 아닌 최재형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를 묻는 물음에는 “저는 분열을 야기했던 정치적 과거로부터 자유롭고, 정치적 부채가 없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에 대해서도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 초년병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듯 최 전 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국정 비전을 완벽히 정돈하지 못한 모습도 종종 노출했다. 그는 ‘한반도 위기 해결 로드맵’ ‘산업구조 재편’ 등을 묻는 질문에 “정치에 입문한 지 오래되지 않아 준비된 답변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선 출발선에 선 그의 1차 과제는 낮은 지지율 극복이다. 최 전 원장은 우선 이달 말 국민의힘 경선버스 출발 전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인지도를 쌓고, 출정식 컨벤션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첫 행선지는 고향인 경남 창원 진해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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