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마음엔 안철수 없다? '인재영입 배터리' 이미 '풀 차지'

입력
2021.08.04 19:00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회의장에 걸린 '로딩중' 배터리 그림의 빈칸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회 2층에 있는 국민의힘 대회의실엔 대형 배터리 그림이 걸려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 성과를 표시하는 그림이었다. 그림 속 배터리는 지난 2일 '완전 충전' 상태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까지 두 칸이 비어 있었는데,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스티커 두 장을 한꺼번에 붙였다.

목표한 인재 영입이 완료됐다는 뜻의 퍼포먼스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자리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합당 절차가 끝나면 배터리 그림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그의 속내가 은연중에 드러난 것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다.

이준석 "버스 안 타면 그냥 문 닫고 간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는 덜컹거리다 못해 파열음을 내고 있다. "당내 대선후보 8월 경선 버스에 안 대표를 태우기 위한 밀당"이라고 국민의힘은 설명하지만, '밀고 당기기' 중 '당기기'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4일 "물밑 협상도 전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국민의힘 경선 버스의) 요란한 승객"이라고 불렀다. "버스에 타면 좋지만, 버스기사(이 대표)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고 안 타면 그냥 문 닫고 가는 것"이라고 압박도 했다. 이어 "제가 스토커도 아닌데 안 대표에게 3주째 만나자는 얘기만 하고 있다"며 "제가 제안하는 건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며 합당 협상 시한을 거듭 못 박았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의 감정 싸움은 점점 선을 넘고 있다. 국민의당은 3일 이 대표를 "철부지 애송이"라고 저격했고, 이 대표는 "비하적인 표현"이라며 불쾌해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문재인 대통령 사과 촉구 1인 시위 중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마음도 '오리무중'

합당에 대한 안 대표의 마음은 실제 오리무중이다. 그는 4일까지 국민의힘과의 합당이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 대표의 독자 대선 출마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야권 외연 확장을 위한 안 대표의 역할이 다시 필요해졌다"고 했다. 당장 국민의힘과 합치는 대신, 11월에 선출되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흡수되는 식의 합당은 거절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정치 지형은 안 대표에게 유리하지 않다.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로 제3지대가 쪼그라든 데다, 안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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