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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자은·안좌·증도... 다리 건너 섬섬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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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이루어진 지자체다. 환상적인 비경을 자랑하지만 배를 타고 가야 하는데다 악천후에 운항을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선뜻 여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은 신안의 많은 섬들이 다리로 연결돼 접근이 편리해졌다.
그래도 대중교통 여행은 여전히 불편하다. 드물게 운행하는 농어촌버스나 요금 비싼 택시를 이용하기가 부담스럽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렌터카가 효율적이다. 이왕이면 철도와 고속버스 접근성이 뛰어나고 렌터카 업체가 많은 목포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좋다. 1박 2일 일정으로 임자도~증도~자은도~안좌도 코스로 신안 ‘브리지 투어’를 떠났다.
첫 목적지 임자도로 향한다. 지도읍 점암선착장의 여객선은 이미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지도에서 수도를 거쳐 임자도까지 임자1·2대교로 연결됐다. 여름에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대광해수욕장을 추천한다. 봄에 형형색색 300만 송이의 꽃 향연이 펼쳐지는 신안튤립공원과 접하고 있는 해변이다. 백사장 길이만 무려 12㎞, 항공기용 유리를 만드는 품질 좋은 규사 모래밭이라 맨발걷기에 제격이다. 승마를 체험하는 여행객도 제법 있다.
임자도에서 조선의 화가 우봉 조희룡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임자도 유배 생활 중 고독함을 달래기 위해 파도치는 거친 바다와 붉은 노을빛, 홍매를 열정적으로 그린 화가다. 조희룡미술관은 그의 작품 15점과 체험형 미디어아트를 전시 중이다(22일까지).
지도에서 증도대교를 건너면 태평염전에 이른다. 자연의 햇빛과 바람을 이용해 청정한 바닷물로 천일염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염전이다. 예전의 소금창고를 리모델링한 소금박물관에서는 잘 모르고 있었던 흥미로운 소금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염전체험(예약)에 도전하거나 태평염생식물원을 산책해도 좋다. 소금밭전망대에 오르면 드넓은 염전을 조망할 수 있다.
함초식당의 ‘천일염밥상(쌈밥정식)’으로 증도의 맛을 음미하고, 소금항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한다. ‘단짠’의 진수 소금아이스크림도 '소금천국' 증도의 별미다. 해양힐링센터에서 미네랄 테라피와 천일염 온열 찜질을 하면 몸이 한결 가뿐해진다. 소금가게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한 다양한 소금 제품과 품질 좋은 특산품을 판매한다.
자은도는 증도 바로 아래에 있는 섬이지만 아직 두 섬을 잇는 다리가 없다. 찻길로 돌아가면 약 100㎞ 거리다. 증도 왕바위선착장에서 배를 이용하면 15분만에 자은도 고교선착장에 닿는다.
고교선착장에서 가까운 둔장해변 ‘무한의다리’로 향한다. 해변 앞 작은 섬 할미도까지 연결하는 1,004m 해상 산책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사회를 형성하듯 섬과 섬을 이어 자연의 연속성과 무한함을 표현했다.
‘1004 뮤지엄파크’는 입장권 한 장으로 여섯 곳을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다. 새우란전시관, 양산해변, 신안자연휴양림, 조개박물관, 1004섬수석미술관 등이 함께 있다.
세계조개박물관은 해남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임양수 관장의 도움으로 설립됐다. 원양어선 선장으로 40여 년간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수집한 희귀 패류를 전시하고 있다. 1004섬수석미술관은 오랜 세월 파도에 닳은 돌멩이와 자연 수석을 수집해 온 원수칠 관장이 꾸민 공간이다. 진기한 수석과 함께, IT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듯 관람할 수 있다. 강희원 부림수석관광농원 원장의 작품을 전시한 야외미술관 수석정원도 볼만하다.
자은도에서 암태도와 팔금도를 지나면 안좌도다. 대한민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생가가 있는 마을을 지나 퍼플섬으로 이동한다.
퍼플교는 걸어서 육지로 가는 게 소원이었던 박지도 김매금 할머니의 소망으로 2007년 완공한 해상 목교다. 박지·반월도가 2015년 ‘전라남도 가보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후 보랏빛 식물이 피고 지는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다리와 섬을 보라색으로 꾸몄다. 목교·지붕·앞치마· 식기·커피잔에 쓰레기통까지, 웬만한 물건은 모두 보라색이다.
두리선착장과 박지·반월도를 연결하는 다리의 길이는 1,842m. 문브릿지(두리~반월도 380m)와 퍼플교(반월도~박지도 915m, 박지도~두리 547m) 전 코스를 걷는 데에 넉넉잡아 두 시간이 걸린다. 바다 위를 걷듯 들뜬 기분으로 퍼플교를 지나면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반기는 반월도 포토존, 박 모양의 박지도 포토존을 차례로 만난다. 옷·모자·우산·가방 등 보라색 복장이나 장식을 하면 퍼플섬 입장이 무료다. 9월 말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는 야간에도 개방해 환상적인 보랏빛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퍼플섬은 고흥 연홍도, 영광 송이도와 함께 전라남도가 8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한 곳이다.
퍼플섬을 오가는 길목에 있는 암태도의 동백파마머리 벽화도 빼놓을 수 없는 인증사진 명물이다. 되돌아오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으면 ‘천사섬분재공원’ 산책도 괜찮다. 천사대교 건너 압해도에 있는 신안의 대표 식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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