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사흘 만에 다시 만나는 신진서·변상일, 생애 첫 명인의 주인공은

입력
2021.08.04 15:28
수정
2021.08.04 15:5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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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명인전 결승 3번기에서 맞붙는 신진서(오른쪽) 9단과 변상일 9단. K바둑 제공

5일부터 명인전 결승 3번기에서 맞붙는 신진서(오른쪽) 9단과 변상일 9단. K바둑 제공

'신공지능'으로 불리는 한국 바둑 최강자 신진서(21) 9단과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 변상일(24) 9단이 생애 첫 명인 타이틀을 놓고 맞붙는다.

국내랭킹 1위 신진서와 3위 변상일은 5~7일까지 사흘 동안 경기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결승 3번기에 돌입한다. 우승자는 조남철 김인 서봉수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최철한에 이어 역대 9번째 명인에 등극한다. 둘은 불과 지난 2일까지 GS칼텍스배 프로기전에서도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였다. 결승 5번기 최종 5국에서 신진서가 변상일을 173수 끝에 흑 불계승으로 이기고 3승 2패를 기록,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신진서는 명인전으로 그 기세를 이어가려 하고, 변상일은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 승자조 첫 판에서 변상일에게 져 패자조로 떨어졌고, 패자조 결승에서도 랭킹 2위 박정환 9단을 힘겹게 꺾는 등 몇 차례 고비를 넘기고 7판 만에 부활에 성공했다. 반면 변상일은 승자조에서 4연승의 파죽지세로 결승에 선착했다.

신진서 9단. K바둑 제공

신진서 9단. K바둑 제공

신진서는 K바둑을 통해 "변상일 선수가 결승까지 간 대진을 보면 강자만 꺾고 올라갔다. 나도 힘들게 올라왔는데 결승에서 다시 만나는 만큼 좋은 내용으로 바둑을 두고 싶다"면서 "혹시 지더라도 변상일 선수를 축하해줄 수 있는 바둑을 두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신진서는 랭킹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했지만 변상일과 첫 판에서 패하면서 대회 초반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그는 "원래 떨어지는 건데 명인전만의 방식으로 올라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상일은 "신진서 선수는 워낙 잘 두는 기사다 보니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면서 "큰 기전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왔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의미있는 대회라 생각하지만 결승까지 왔으니까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진서는 올 시즌에도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우승을 시작으로 GS칼텍스배에 이어 명인전까지 종합기전 3연승에 도전하는 1인자다. 변상일은 2018년 JTBC챌린지매치 우승 이후 3년여 만의 우승을 노린다. 통산 상대 전적은 신진서가 20승 5패로 압도하고 있지만 올 시즌엔 3승 3패로 팽팽히 맞서 있다.

변상일 9단. K바둑 제공

변상일 9단. K바둑 제공

전문가들도 박빙의 승부를 점쳤다. 정두호 프로 3단은 "GS칼텍스배에서 변상일 선수가 큰 실수를 하면서 신진서 선수에게 우승을 내줘 멘털적으로 흔들렸을 것"이라면서 "변상일 선수가 그 여파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고 대국에 임하느냐가 관건이다. 6대 4 정도로 신진서 선수가 우세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상헌 5단도 "첫 판 승자가 승리할 확률이 높고 신진서 선수가 될 거라 생각한다"면서 "신진서 선수가 지난해 이후 펼쳐진 국내 무대 결승전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5단은 변상일의 2-1 우승을 점쳤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주최하고 SG그룹이 후원하는 명인전은 5년 만에 부활했다. 지난 1월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65명이 출전한 예선을 통해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 약 7개월간의 대장정을 벌였다. 우승상금은 6,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 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가 주어진다. 결승 3번기는 주관 방송사인 K바둑에서 생중계한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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