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대작 게임 나오는데... 갑자기 터진 '중국발 리스크'

입력
2021.08.04 20: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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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상반기 신작 출시 지연된 3N사
2분기 실적 저조 예상… 8월부터 신작 연이어 출격
중국 게임 규제 강화 기조에 리스크 가중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 제공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된 상반기 신작 출시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여기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관영매체가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 하반기 출시 예정인 국내 게임업계의 신작 흥행도 장담할 순 없게 됐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매출 5,970억 원, 영업이익 1,76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늘어난 규모지만 영업이익은 15% 줄어든 수치다. 넷마블의 2분기 매출은 6,331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580억 원으로 각각 관측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와 29%씩 감소한 전망치다. 넥슨은 이미 2분기 역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넥슨 일본법인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공개한 2분기 예상 매출은 5,725억~6,260억 원(545억 엔~596억 엔), 영업이익 1,817억~1,996억 원(173억 엔~190억 엔)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6% 줄고, 영업이익은 39~55%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신작 부재... 8월부터 본격 신작 출시

엔씨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기대작인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 일정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된 탓이다. 게다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주력 게임인 리니지M·2M의 이용자 유출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넥슨 역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 넷마블은 지난 6월 출시한 '제2의나라'가 흥행을 거두고 있지만 실적은 3분기에 온전히 반영된다. 반면 2분기 제2의 나라에 대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3사는 이달부터 신작 출시와 함께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19일엔 넥슨이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를, 25일엔 넷마블이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선보인다. 엔씨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26일 출시하면서 모바일 게임 1위 자리 탈환에 나선다.

"中 매체 '게임=정신적 아편' 기사에 불확실성 가중"

하지만 예상치 못한 중국발(發) 악재에 하반기 국내 게임업계의 순항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서 발간한 '경제참고보'는 3일(현지시간) '정신적 아편(마약)'으로 수천 억 위안 규모의 산업이 성장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게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 기사에선 텐센트를 직접 거론하며, 지난해 매출액이 1,561억 위안(약 27조6,8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에 중국 시장과 밀접한 관계인 게임업계에 악영향으로 다가왔다. 실제 이날 웹젠의 주가는 4.82%, 엠게임 6.11%, 위메이드는 13.52%씩 각각 하락했다. 텐센트를 통해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넥슨의 주가도 7.34% 급락했다.

10일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에도 암초로 다가왔다. 크래프톤은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배틀그라운드'를 '화평정영'이란 이름으로 서비스하면서 수수료 매출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크래프톤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7.79대 1로 기대치를 밑돈 것도 이런 정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업계에선 중국발 리스크가 국내 게임산업에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우려한다. 지난 2018년 중국 당국의 규제로 아직까지 현지에 직접 게임을 출시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게임사들은 텐센트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게임을 공급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가 출시 허가를 받으면서 이를 시작으로 중국 게임시장의 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완전히 규제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 아편 등 자극적인 언어의 사설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다음 규제는 여기구나'라는 심리가 깊게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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