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독주 막아라"... 최재형, 출마 선언 후 보폭 넓히기 나선다

입력
2021.08.03 22: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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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 논란' 출마 배경 설명이 선언문 핵심
지역 행보와 '이재명 때리기'로 인지도 쌓기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과 최 전 원장의 후원회장을 맡은 강명훈 변호사가 2일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실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재형 열린캠프 제공 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과 최 전 원장의 후원회장을 맡은 강명훈 변호사가 2일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실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재형 열린캠프 제공 뉴스1

최재형 전 감사원장 진영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격 국민의힘 입당 이후 광폭 행보로 '독주 구도 굳히기'에 나서면서다. 최 전 원장은 4일 대선 출정식을 기점으로 수도권 밖으로 보폭을 넓히며 또 한 번의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최 전 원장은 3일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대선 출마선언문을 준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가 직접 작성한 선언문에는 헌법정신 수호 의지와 미래세대인 청년 문제, 소외계층과 사회 통합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임기 도중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한다. 현 정부 감사원장 출신으로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캠프 관계자는 "미사여구 없이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출마 계기와 정권 교체 이후의 국가 비전을 후보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마 선언은 최 전 원장의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출마 선언 다음 날인 5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는 민생 행보에 나선다. 국민의힘 입당 이후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내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행동 반경을 넓혀 인지도를 쌓아 경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직 첫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 전 원장의 고향인 경남 진해와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TK)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세 불리기'에 나선 윤 전 총장에 대응해 캠프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정책을 다뤄본 '실무형 전문가'를 중심으로 작지만 내실 있는 캠프를 꾸리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이사장이 총괄하고, 국방 분야는 최윤희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최차규 전 공군참모총장 등 전직 장성들이 조언한다. 경제 분야는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상규 동국대 석좌교수 등이, 사회복지 분야는 황정은 전 사회복지법인 인클로버재단 연구소장이 합류했다.

여권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연일 날을 세우는 것도 야권의 유력주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에 대해 "매표 포퓰리즘이자, 경기도민이 위임한 권한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이 지사에 대한 '저격 글'만 여섯 번째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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