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굳히기냐, 역전 발판이냐... 與 주자들 '중원 쟁탈전'

입력
2021.08.03 17:04
수정
2021.08.03 17: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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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KTX오송역 기자실에서 진행된 충청·대전·세종 신수도권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KTX오송역 기자실에서 진행된 충청·대전·세종 신수도권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이 '중원'인 충청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되는 전국순회 경선이 충청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력 주자들은 첫 격전지에서 기선을 제압해 대세론을 굳히고, 추격 주자들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둬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3일 충북 청주에서 비전선포식을 열고 "충청·대전·세종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충청 신(新)수도권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경부선과 함께 호남-충청-강원을 잇는 'X자형 강호축 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국회·청와대·대법원·대검찰청 등 입법·사법·행정 거점을 모두 충청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캠프 관계자는 "충청권 순회경선이 시작되는 9월 초까지 한 달간 후보는 물론 의원, 조직 등 캠프 역량을 총동원해 충청 표밭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내 주자 중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대전에서 첫 전국순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경기 이천-충주-경북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철도 직통노선 개설,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경유 노선 등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또 "처가가 충주시 삼척면이기에 충북의 사위"라며 충청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캠프에는 '충청·호남 전략지역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지사를 뒤쫓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충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충청권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경유 노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수도를 서울과 세종으로 하는 '양경제(兩京制)'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전형 뉴딜, 충청권 메가시티 육성 비전 등을 발표했고, 김두관 의원은 충청권 메가시티에 80조 원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이들이 앞다퉈 중원을 공략하는 데는 충청 경선 결과가 향후 경선 레이스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다음 달 4일 대전·충남, 5일 세종·충북 경선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데, 이는 12일 발표되는 1차 선거인단 투표 합산(5~11일 투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이 지사가 충청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다면 당내 친문재인 진영의 '반(反)이재명' 정서가 힘을 잃어 대세론이 부상할 수 있다. 반대로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가 선전하거나 이 지사를 앞설 경우 역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충청은 스윙보터 성격이 강한데 여기서 특정 후보에게 지지가 쏠리면, 본선 경쟁력을 중요시하는 호남 경선에서도 '몰표'가 나타날 수 있다"며 "군소 주자들도 충청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둬야 경선을 이어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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