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와 갈등' 은행권, 자체 대환대출 플랫폼 만들기로

입력
2021.08.03 17:27
수정
2021.08.03 17:35
17면
구독

"빅테크에 종속될라" 반발하던 은행들
지난 6월 중단됐던 자체 플랫폼 논의 재개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인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동안 중단됐던 논의가 재개되면서, 은행권이 대환대출 플랫폼을 놓고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와 벌이는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독자적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방안 논의를 재개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6월 논의가 중단된 이후 은행들에 플랫폼 참여 의사를 재차 문의했고, 다수 은행으로부터 독자적 플랫폼 구축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최근 금융당국에 이 같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는 금융 소비자가 여러 금융사의 대출 금리를 한 번에 비교해 금리가 낮은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10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대출대환 플랫폼을 두고 빅테크 등과 신경전을 벌였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빅테크 업체가 주도할 경우, 시중은행은 대출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도 추가적으로 플랫폼 업체에 지불할 수수료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독자적 플랫폼 구축 논의를 시작했으나 지난 6월 금융당국과의 간담회 직후 논의를 중단했다.

다만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공동 플랫폼에 2금융권을 포함해 얼마나 많은 금융사가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은행연합회가 당국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독자적 플랫폼 추진 의사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공동 플랫폼이 구축될 경우, 은행들이 빅테크가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할지도 불확실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가 주도하는 플랫폼 참여 여부는 은행권 플랫폼 구축 진행 상황을 보면서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