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성 지지율 급락·남성 지지율은 보합... '이남자 전략' 실패?

입력
2021.08.04 09:00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2030세대 남성 표심만 바라보며 편향된 젠더 인식에 편승한 결과다.

문제는 대선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조기에 입당하면서 '보수 대 진보'의 양자 구도가 더없이 선명해졌다. 양자 대결에선 단 1%의 표심이 아쉬운 법인데, 국민의힘은 유권자의 50%에 해당하는 여성들을 밀어내는 '마이너스의 선택'을 거듭하고 있다.

여성 지지율, 국민의힘 24% vs 민주당 39%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더불어민주당(35%)보다 7%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정당에 대한 남성들의 지지율은 32%로 같았지만, 여성들 사이에선 국민의힘(24%)과 민주당(39%)의 격차가 상당했다.

4·7 재보선 직후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여성 지지층 이탈이 더 현격하다. 한국갤럽의 지난 4월 13~15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민주당(31%)과 비슷했다. 당시 여성들의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29%와 31%로 팽팽했다. 남성들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31%, 민주당은 30%였다.

4개월 만에 여성 표심을 잃은 것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이유라는 뜻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젠더 갈라치기 부추기며 잇단 자충수

여성들이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는 건 젠더 갈라치기 행보가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이준석 대표가 적극 옹호했다. 역차별을 주장하는 2030세대 남성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샀다.

최근엔 올림픽 사상 첫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에서 시작된 여성혐오에 양준우 대변인이 노골적으로 편승했다. 양 대변인은 "혐오에 반대한다"면서도 "핵심은 안 선수의 남성 혐오 용어 사용"이라며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렸다.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의 극단적 논리를 차용해 정쟁을 일부러 키운 것이지만, 이 대표는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감쌌다.

'눈치 보이고, 잘 모르고…' 브레이크 실종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 언론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국민의힘엔 젠더 인식 퇴행에 제동을 걸 '브레이크'가 없다. 젠더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길 꺼린다. 대부분은 "잘 몰라서" "공격이 두려워서"라는 이유를 댄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이 대표의 2030세대 남성 지지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말 한마디 잘못 보태면 '댓글 폭격'을 받기 십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여성 지지율이 낮아져 외연 확장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남성 지지율이 좀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당의 입장이나 정책 중 젠더 편향적인 건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여성 표심'을 사실상 눈뜨고 흘려보내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역대 대선에서 여성들의 선택은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50.1%·방송3사 출구조사 기준)과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48.9%)의 득표율은 비슷했다. 여성 득표율에선 박 대통령(51.1%)이 문 후보(47.9%)를 앞섰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성별에 관계없이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이슈에 분노한 게 '정권교체 민심'"이라며 "국민의힘이 2030세대 남성 중 일부의 시각만 대변하면서 표를 잃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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