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조 ‘금빛 착지’ 뒤엔 포스코의 37년 뒷받침

입력
2021.08.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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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신재환 금, 여서정 은메달 최고 성과
포스코, 체조협회 회장사로 37년 간 210억 지원
메달리스트 포상금도 두 배로 상향

신재환이 지난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 1차 시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재환이 지난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 1차 시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 뉴스1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 뉴스1

한국 체조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로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포스코그룹의 '체조 사랑'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37년간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체조는 남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비밀병기로 꼽힌 신재환(23·제천시청)이 2일 결승에서 ‘금빛 착지’를 완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던 ‘도마의 신’ 양학선(29·수원시청) 이후 9년 만의 쾌거다.

전날에는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인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포츠 사상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도마 남매’가 일군 한국 체조의 역사적인 쾌거는 포스코그룹의 묵묵한 뒷받침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1985년부터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아 37년간 약 210억 원을 지원했다. 매년 4~8억 원씩 지원하다 2019년부터는 9억 원으로 지원금을 올려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포스코그룹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도 대폭 늘렸다. 당초 금메달 1억 원, 은메달 5,000만 원, 동메달 2,000만 원을 포상금으로 내걸었지만 사상 최고의 성과로 코로나19 시대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포상금 규모를 2배 이상 올렸다.

최 회장은 한국 선수단의 도쿄올림픽 체조 일정이 끝난 직후 포스코그룹을 대표해 대한체조협회 수장인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에게 그룹 차원에서 추가 포상을 지원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메달리스트 신재환은 2억 원, 동메달리스트 여서정은 7,000만 원을 포상금으로 받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협회 관계자들의 노고도 치하할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한국 체조는 포스코그룹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1988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해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이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유옥렬이 도마 동메달을 추가했다. 1996년 애틀랜타에서는 원조 ‘도마 황제’ 여홍철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이주형이 은메달(평행봉)과 동메달(철봉),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김대은과 양태영이 각각 개인종합 은메달, 동메달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유원철이 평행봉 은메달로 메달 행진을 이어갔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양학선이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도쿄올림픽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2024 파리올림픽에서 더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인기 종목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은 포스코건설이 럭비와 체조선수단, 포스코에너지가 탁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본선에 첫 출전해 존재감을 보여줬던 럭비팀의 장성민이 포스코건설 소속이고, 포스코에너지에는 여자탁구의 전지희가 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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