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선에 내몰린 의료인력의 60% "이대로면 정신질환 걸린다"

입력
2021.08.03 19:00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5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강남구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5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강남구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2년 차를 통과하면서 공공보건의료 인력 10명 중 7명이 몸과 마음에 모두 문제가 생겼다고 호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3일 이런 내용의 정기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는 의료인력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전체 응답자 4만3,058명 가운데 78.7%가 코로나19사태 이후 "일상생활이 나빠졌다"고, 70.6%는 "심리상태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또 절반 이상인 55.7%는 "노동 여건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정신 질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는 응답도 62.1%에 이르렀다.

의료인력들의 몸과 마음을 무너뜨리는 것은 과중한 업무 못지않게 감염에 대한 강한 압박감이라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감염병 환자들을 늘 접촉하다보니 자신이 매개체가 돼서 남들을 감염시킬지 모른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그러다보니 일반인보다 더 강하게 스스로의 사생활을 통제하려 한다는 얘기다.

보건의료노조는 "꼭 코로나19 전담병원 소속 종사자가 아니라 보건의료 업무에 종사할 뿐이라 해도 일반인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개인 생활을 제한하고 감염에 대한 부담을 짊어져왔다"며 "4차례 대유행 시기 외에도 일상생활의 자유를 속박하며 사적 모임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비슷한 감염병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충분한 인력을 마련해둘 것으로 제안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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