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통신선 복원은 김정은 요청... 건강이상 징후 없다"

입력
2021.08.03 13:24
수정
2021.08.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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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중단 시 상응조치 의향" 분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27일 사상 첫 전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을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주석단에 앉은 김 위원장이 뒤통수에 손바닥만 한 파스(흰색 원)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27일 사상 첫 전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을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주석단에 앉은 김 위원장이 뒤통수에 손바닥만 한 파스(흰색 원)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가정보원은 3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련 징후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요청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통신선 복원에 호응한 배경으로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두 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며 "판문점선언 이행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제시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김 위원장이 뒤통수에 파스를 붙이고 공개석상에 나오며 제기된 건강이상설에 대해선 "가벼운 걸음걸이와 깊숙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들을 볼 때 건강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패치는 며칠 만에 제거됐고 흉터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지난 1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연합훈련 관련 담화 발표에는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 상응조치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한다"며 "북한이 근본 문제로 규정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선결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을 이해하지만, 대화와 모멘텀을 이어가고 북한 비핵화의 큰 그림을 위해선 한미훈련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박 원장은 이와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이 지난 3년간 핵실험을 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상응 조치를 안 해줬다는 것에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제재를 유예해 북한의 불신을 해소해줘야 대화 유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부부장에 대해선 "대남·대외 담화를 수시로 발표하는 등 외교·안보에 대한 총괄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경제 동향과 관련해서는 "금년도 곡물 부족 사정이 악화하자 전시 비축미를 절량세대(곡물이 끊어져 굶는 세대)를 비롯해 기관, 기업소 근로자까지 공급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민감해하는 쌀 등 곡물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북한 무역규모는 올 상반기 8억6,000만 달러 정도인데, 2019년(32억4,000만 달러) 대비 25% 수준이다. 특히 북중 무역은 올해 상반기 6,575만 달러로 작년 4억1,000만 달러 대비 84% 급감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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