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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신재환의 '깜짝 金', 아버지는 이미 메달을 예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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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기에 ‘운동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누누이 이야길 했는데, 기어이 금메달을 따냈으니….”
신창섭(48)씨는 울먹였다.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체조 역사에서 새로운 스타가 된 신재환(23·제천시청)선수의 아버지. 신 씨는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아프지만 말고 돌아오길 기도했다”며 “메달까지 목에 걸고 온다니 대견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고 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신씨가 부상을 달고 사는 아들과의 평소 전화 통화는 몸 상태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이번에 신 선수가 도쿄로 떠나는 날에도 그랬다. 신씨는 “’아픈 몸은 좀 어떠냐’고 했더니 대뜸 돌아온 답이 ‘아빠, 운동선수는 다 아파요. 잘하고 올게요’가 전부였다”며 “허리 통증이 심해 매일 진통제를 맞으면서도 가족 걱정부터 하는 녀석이어서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아버지를 아직 ‘아빠’라고 부르는 신 선수다.
국민에게는 ‘깜짝 금메달’이었지만, 아버지 신씨는 어느 정도 메달을 예감했다고 했다. 아들이 도쿄 도착 이틀 뒤 보내준 연습 영상을 보니 아들 실력은 완전히 익어 있었다. 그는 “휴대폰으로 받은 영상 속에서 재환이의 회전은 거의 완성 단계에 있었다”며 “지난 5월 카타르 도하에서 크게 넘어진 후유증을 이겨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좋은 성적을 냈던 예선을 보면서 메달에 대한 기대감은 확신으로 커졌다.
체육 집안에서 태어난 신 선수는 청주 율량초에 다니던 11세 때 체조를 시작해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신 선수는 체조를 도중에 그만둘 뻔했다. 몸을 비트는 동작을 많이 하다 보니 충북체고 2학년 때 허리가 고장났다. 너무 아파 걸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꾀병을 부리는 줄 았았다. 아들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로 찍어 보니 중증이었다. 4, 5번 요추가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결국 요추 2개를 철심으로 묶는 큰 수술을 받았다. 평생 철심을 박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과 함께 의사는 ‘체조를 그만두라’고 했을 정도였다.
이후 통증이 심해지면 신씨는 아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 말을 듣지 않았다. 신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하루 8시간씩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을 거쳐 대학 1년 때 국가대표가 됐다.
신씨는 “아들이 '허리가 아파서 걸을 수 없다'고 할 때 녀석이 운동을 하기 싫어 꾀병을 부리는 줄 알았고, 그래서 심하게 야단까지 쳤었다"며 "그때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미안하고 아린데, 이제 나도 그 병에서 좀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 집에서 경기를 지켜본 신씨는 “간밤 아들과 통화하며 ‘아무 생각하지 말고 푹 쉬라’고 했다”며 “돌아오면 그저 꼭 안아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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