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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면 감옥행 두렵다” 벨라루스 육상선수, 폴란드로 망명

입력
2021.08.03 14:30
수정
2021.08.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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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도중? '강제귀국' 압박받은 치마누스카야
폴란드 "선수생활 계속하도록 돕겠다" 비자 발급
우크라선 '벨라루스人 망명지원 단체' 대표 실종

강제 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 2일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폴란드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NTV 화면에 포착됐다. 도쿄=AP 연합뉴스

강제 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 2일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폴란드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NTV 화면에 포착됐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코치진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강제 귀국 압박을 받자 일본 현지에서 제3국 망명을 시도했던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가 폴란드로 향하게 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외무부는 이날 “폴란드는 벨라루스 육상선수 치마누스카야가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며 그에게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부했다.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의 알렉산드르 오페이킨 회장도 “치마누스카야가 4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마누스카야는 일본 경찰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보호하에 주일 폴란드 대사관에서 지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선 벨라루스인들의 망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벨라루시안 하우스’의 대표 비탈리 쉬쇼프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키예프에 기반을 둔 이 단체는 지난해 8월 벨라루스 대선 이후, 폴란드나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등으로 망명 또는 이민을 하려는 벨라루스인 수백 명을 돕는 활동을 해 왔다. 현재 치마누스카야의 남편인 아르세니 즈다네비치도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쉬쇼프 실종 소식이 알려진 시점은 치마누스카야가 망명을 요청했던 날(1일)과 같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치마누스카야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나의 동의도 없이 코치들이 내 올림픽 출전 종목을 변경했다”는 취지로 자국 육상팀 코치진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NOC)는 “치마누스카야의 감정적·심리적 상태에 대한 의사들 조언에 따라 그의 올림픽 출전 철회를 결정했다”며 귀국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치마누스카야는 전날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망명 의사를 밝히며 귀국을 거부했다. 일본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IOC에 탄원서도 냈다. 당시 그는 “의사 진찰을 받은 바 없고, 벨라루스에 가면 감옥에 갈 것 같아 두렵다. 내 안전이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치마누스카야는 작년 대선 이후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재선거를 촉구하는 공개 탄원서에 서명했던 적이 있다.

과거에도 올림픽 등 국제 체육행사 중 망명한 스포츠 선수는 종종 있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아프리카 독재국가 에리트레아 선수단이 대거 영국으로 망명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던 우간다 역도선수 줄리어스 세키톨레코(20)는 지난달 16일 ‘우간다에서의 생활이 어려워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졌으나 나고야에서 발견돼 고국으로 출국 조치된 후 구금됐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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