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봉쇄 해제' 2주… 예상 외의 '확진자 감소' 미스터리

입력
2021.08.03 19:30
'7·19 자유의 날' 이후 신규 확진자 감소세 뚜렷
2일엔 2만1,952명 기록... 6월 말 이후 최소 기록
집단면역·외부요인·정부집계 오류 등 해석 분분
"英 방역 완화로 내성 센 변이 출현할 것" 우려도

2일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 입국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여행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영국의 ‘봉쇄 해제’ 실험은 정말로 성공한 것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전면적으로 풀었던 ‘7ㆍ19 자유의 날’ 이후 신규 확진자가 급감한 데 이어, 딱 2주를 맞은 2일(현지시간)엔 아예 ‘5주 만에 최소 확진자’를 기록하자 자연스레 뒤따르는 질문이다. 영국이 ‘집단면역’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긍정적 시각부터 ‘확진자 집계 자체가 틀렸다’는 불신에 이르기까지, 현재로선 해석이 분분하다.

영국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만1,952명이라고 밝혔다. 나흘 연속 감소한 데다, 6월 29일(2만479명) 이후 최소 수치다. 봉쇄 해제 직전이었던 지난달 중순 하루 확진자가 5만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당초 ‘봉쇄를 해제하면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던 전문가들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뾰족한 해답이 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영국이 코로나19의 정점을 지났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정부의 선제적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마크 울하우스 에든버러대 교수는 전날 일간 가디언에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 성인 중 약 90%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다”며 “몇몇 큰 경고음은 울릴 수 있겠으나, 결론적으론 집단면역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정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마틴 히버드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집단면역은 지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최근 확진자 수 감소는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이라며 “외부 요인이 배후에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봉쇄 조치는 풀렸으나, 그 대신 각급 학교의 조기 방학이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확 떨어뜨렸다는 얘기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정부의 확진자 수 집계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초기 증상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스마트폰 인공지능(AI) 애플리캐이션 ‘ZOE’를 개발한 팀 스펙터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ZOE 집계를 보면, 지난주엔 하루 약 6만 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는 정부 공식 데이터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국가 전면 봉쇄 때보다도 더한 이번 (확진자 수) 하락세는 (정부의) 집계 정확도에 의문이 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자가격리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검사를 피한다는 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일간 데일리미러는 이날 “24시간 동안 검사 67만913건이 수행됐다”며 “지난달 3일 65만9,338건 검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스펙터 교수도 “사람들이 발열과 기침 등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어 검사를 받으러 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공식적으론 ‘확진자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봉쇄 해제를 밀어붙이는 영국이 결국엔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는 경고다. 크리스티나 페이절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책임자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영국의 방역 완화로 백신에 내성을 가진 변이가 출현할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짚었다. 미국 바이러스 학자인 마이클 해슬타인도 “백신을 돌파할 수 있는, 더 위험한 바이러스를 만들고 싶으면 영국으로 가면 된다”며 “코로나19는 영국만이 아니라 전 지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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